일본 경찰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강해룡 전 대외정보조사부 부부장을 일본인 납치 혐의로 국제수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1980년 6월 미야자키에서 발생한 하라 다다아키씨(당시 43세) 납치 사건에 대해 북한의 공작기관인 조선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의 당시 부부장인 강해룡이 주도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다음달중 체포장을 발부해 국제수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인 납치 사건으로 국제수배된 북한 공작원 등은 11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강 전 부부장은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납치 혐의로 수배한 북한인 중 최고위 인사다. 그는 사건 당시 차관급인 대외정보조사부의 2인자였고, 각료급인 부장도 지낸 김 국방위원장의 측근이며, 현재 나이는 80대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향후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에 강 전 부부장의 신병인도를 요구할 방침이나 북측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강 전 부부장은 하라씨 납치의 실행범인 북한 공작원 신광수(82)에게 일본인 남성을 납치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신광수는 이미 일본 경찰에 의해 ‘국외 이송 목적의 약취’ 혐의로 2006년 국제수배됐다. 신광수는 1980년 6월 오사카 시내 중국 음식점에서 일하던 하라씨를 미야자키시의 해안에서 공작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납치한 혐의다. 강 전 부부장은 북한에 입국한 신광수에게 자금을 건네 일본과 한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광수는 1985년 한국에서 공작활동중 체포돼 하라씨를 강 전 부부장의 지시로 납치했다고 진술했고, 사형 판결을 받았다가 특사로 풀려나 2000년 9월 북한으로 송환됐다.
<안현태 기자 @godmarx>
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