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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전인미답의 안개구도 “정권 재창출 변수될라” 경계
“충분히 예측 가능한 기성 정치구도에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안개구도로 바뀌었다.”

3일 저녁 박원순 변호사가 통합야당 후보로 확정된 후 청와대 관계자들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쉽사리 예단하지 못했다. 특히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조직 승리를 염두에 뒀던 일부 참모들은 “새삼 SNS의 위력을 확인했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당초 이번 보궐선거가 ‘능력있는 여당, 무책임한 야당’ 프레임으로 갈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으며, 그 기세를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연결시켜 정권 재창출에 나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박 변호사의 후보 확정으로 선거 구도가 ‘기성정치 대 시민정치’라는 전인미답의 정치 시험대 위에 오름에 따라 청와대 내부에서는 안풍과 박풍의 위력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대선 전초전으로 펼쳐질 보궐선거의 승패 자체가 안갯 속으로 빠져들었다는 게 청와대 내부 정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시간이 흐르면 안풍의 거품이 빠질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의외로 바람이 조직을 앞서는 (경선) 결과가 나왔다” 면서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SNS(SNS 사용자의 70%이상이 서울시민)라는 통로를 통해 배출됐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은 기간 박 변호사에 대한 정책, 도덕성 검증이 관건” 이라며 “아직은 선거 초반전인 만큼 섣불리 유불리를 거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최근 박 변호사의 재벌 후원금 문제에 대해 “기업이 순수하게 좋은 뜻에서 했으리라 믿고 싶다” 면서도 “혹여 순수한 나눔의 차원이 아니면 이는 굉징히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같은 청와대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청와대는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국정은 물론 정권 재창출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플랜 B’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권 재창출 전략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면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기존 구도를 유지, 발전시키는 형태가 되겠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경우 ‘박근혜 대세론’ 프레임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를 둘러싼 기성 정치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새로운 자양분이 가미되는 내부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기성정치인을 기피하는 풍조와 반(反)MB 정서의 확산 등을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면서 “대세론에 편승하기보다는 범여권 내부 소통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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