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기세를 꺾기 위한 여야 후보들의 신경전이 초반부터 불꽃을 튀기는 모양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야권 대표로 선출되자마자 양화대교 개선 사업에 대한 박 후보의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 역시 나 후보를 겨냥하진 않았지만 오세훈 전 시장의 실정 등을 언급하며 ‘나경원=오세훈’ 이미지 부각에 집중했다.
4일 나 후보는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벤트로 인한 흥행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이라며 전날 야권의 단일화 경선을 폄하했다.
그는 박 후보 선출에 대해서도 “안철수 원장이 나왔으면 그 바람은 정치권의 성찰을 요구하는 바람이지만 박 후보로 정해지면서 그 의미는 퇴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책임성 없는, 가치를 같이 하지 않는 단일화 이벤트가 국민에게 감동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 경선 과정을 보면서 정말 시민들의 열정과 갈증을 분명히 느꼈다”며 “과거 오 전 시장 만든 (잘못된 서울시정 같은) 것들과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재를 극복해달라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또 뱃길 확보를 위한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를 두고도 강하게 대립했다. 박 후보는 “본래 예정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100억원 정도 더 들어가는데 추가로 지출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 후보는 “(박 후보의 말이) 애매하다”며 “양화대교 상류 측이 완성됐는데 하류 측을 그대로 두면 불안정한 상태가 되므로 상류 측에 한 것처럼 마무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어 “(박 후보 정책이 없는 게)아쉽다”며 “정책 얘기는 박영선 후보에게서만 들었다. 박 후보는 한강 수중보와 양화대교 밖에 없다. 활발한 정책선거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후보는 자신의 아름다운재단ㆍ아름다운가계 상임이사 활동 시절 받은 후원금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전날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이 언급한 후원금 문제에 대해 그는 “부정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불공정하게 개인적으로 돈을 기부받은 적이 없다”며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책임 가진 분이 근거없이 비판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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