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송훈석 민주당 의원(강원 속초ㆍ양양ㆍ고성)의 별명은 ‘클린’이다.
3선 국회의원이자 검사 출신인 그는 꼼꼼한 자료분석과 날카로운 질문으로 정평이 났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송 의원은 별명에 걸맞게 피감기관의 부패한 부분을 말끔히 청소 중이다.
송 의원에게 ‘대충’이란 없다. 자신이 담당하는 농식품부 관련 부처 하나하나를 그는 현미경처럼 검사한다. 농어민을 위해 설립된 기관들이 본래의 취지를 망각하고 방만하게 운영하거나 직원들에게 과도한 급여를 지급하고 있지는 않은지 하나하나 살핀다. 그래서 부패가 관련되면 자비없이 칼을 내리친다.
5일 국감에서도 송 의원은 자료를 통해 수협중앙회의 방만한 경영을 질타했다. 그는 수협이 지난 2001년 1조1518억원의 막대한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는데도 수억원 어치의 골프 회원권과 콘도 회원권을 사 놓은 채 방치하고 지나친 업무 추진비와 해외 출장비를 쓰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 송 의원은 수협의 내부비리에 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08년 이후 수협중앙회와 회원 조합에서만 적발된 금융사고금액만 74억원”이라면서 “2008년 이후 수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관련 금액은 약 10억원이고 이 가운데 4억여원은 미회수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국감 시리즈는 총 38편에 달한다.
거기에 지적사항만 따져봐도 통틀어 300개가 넘는다. 송 의원의 국감 시리즈들을 살펴보면 원산지를 속여 소비자에게 판매한 하나로마트 사례에서부터 농식품부 산하 기관들의 쪼개기식 수의계약 그리고 불법포획돼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실태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한국마사회의 ‘돈잔치’도 그의 지적 대상이었다.
지금의 ‘클린’ 송 의원을 만든 것은 그의 어린시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 의원은 6ㆍ25 전쟁이 발발하던 1950년 강원도 고성의 한 동해안 어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남다른 교육열을 가진 부모 덕분에 고등학교 시절 서울에 올라와 학교를 다녔다. 송 의원은 삼포 앞바다를 주름잡던 특유의 ‘깡다구’ 하나로 학교를 평정했다. 송 의원은 학창시절의 깡다구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부처들이 성실하지 않게 답변하거나 적당히 넘어가려는 경우가 많다. 해마다 지적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처로부터) 확실한 시정 다짐을 받아내겠다”며 앞으로 남은 국감의 각오를 밝혔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