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명사들의 향연이었다. 5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 에머럴드홀에서 개최된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1 만찬회’는 국내외 디자인 관계자뿐 아니라 정ㆍ재계 최고 별들이 참석해 가을밤을 수놓았다. 최고 명사들은 공식 만찬이 시작되기 전부터 영빈관 안쪽의 잔디밭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때로는 열띤 토론을 벌이며 한껏 축제를 만끽했다.
○ 최고 인기인 중 한명은 단연 크리스 뱅글이었다. 그는 전 BMW 총괄 디자이너로 세계 자동차 디자인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그가 만찬 도중 영빈관의 기왓집 디자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자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저 양반이 BMW 역사를 만든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뱅글은 또한 사인을 부탁한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히 직접 여러 형상의 그림을 그려주면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 만찬장에는 대학생 PT대회에서 우승한 D.A.S팀 세 명도 참석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평소 좋아하던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하게 돼 한층 행사장 분위기를 돋웠다. 황준식(25) 학생은 평소 마틴 린드스트롬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 린드스트롬이 직접 그를 찾아와 이야기를 건네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황 학생은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들이었다. 내일 디자인 포럼도 수업을 빠지고 오겠다”며 웃었다.
○ 핑크색 매니아인 카림 라시드는 행사장에 흰색 정장과 흰색 구두 차림으로 나타나 주변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알랭 로네 르노삼성디자인 상무는 “ 세계적으로 훌륭한 연사들이 너무 많이 와서 무척 훌륭한 행사로 생각된다. 이같은 자리는 다른 곳에서는 잘 볼 수 없었다. 내년에도 이런 행사들이 개최됐으면 좋겠다.내일 본행사에는 직원들 40여명을 데리고 직접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 이날 행사에는 유명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가장 눈에 띈 인사는 이번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나 후보는 “훌륭한 포럼에 초대해줘 감사하다”면서 “디자인은 겉포장이 아니라 도시의 영혼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좋은 제안들을 많이 하셔서 함께 행복한 서울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황우여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사이좋게 참석하며 정파를 뛰어넘는 친분을 과시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