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안철수 신드롬…
시민사회세력 급부상 한몫
기존 정당정치 불신 영향
정당 지지도마저 뒤흔들어
무당파가 선거승패 좌우
10ㆍ26재보궐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하는 ‘무당파’가 이례적으로 급증하고 있어, 이들의 향배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0~60대 보수층의 정당지지 이탈현상이 두드러진다.
10일 헤럴드경제와 케이엠조사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30%의 ‘무당파(無黨派)’의 증가다.
주요 선거가 임박하면 정당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해 무당파 비율이 확연히 줄어드는 게 보통이다. 지난 4ㆍ27 재보궐선거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에서 무당파는 18.9%에 불과했다.지난 9월 4일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무당파는 24.2%였지만 10ㆍ26 재보궐선거를 20일께 앞둔 시점에서 한 달 만에 무당파는 5.8%포인트 급증했다.
이 같은 무당파의 증가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풍(安風)과 박원순 시민사회후보의 야권단일후보 선출로 이어지며 급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시민사회세력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무당파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한 40대는 31.3%, 50대는 35.8%, 60대는 32.6%로 조사됐다. 20대는 26.1%, 30대는 25.1%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당파의 확대는 곧 기존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지지철회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정당 지지도마저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한 중장년층들의 탈당파 현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한나라당이다.
지난 9월 4일 리얼미터 조사와 헤럴드경제의 여론조사를 비교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는 한 달 만에 11.7%에서 5.5%로 줄었다. 탈정당의 흐름 속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은 야권의 단일화 경선이 흥행에 성공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 정치 컨설턴트는 “차선으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선택한 유권자가 이제는 대안세력을 계속적으로 찾아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 33.5%, 민주당 28.0%에 이어 민주노동당 3.2%, 국민참여당 3.1%, 진보신당 1.3%,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는 0.4%, 0.2%를 각각 기록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