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관훈토론회…나경원·박원순 첫대결 불꽃공방
나, 병역기피하려 양손 입적박 “오래돼 확인할 도리 없어”
재산 관련 의혹 갑론을박도
두 사람의 첫 토론에서 쟁점은 역시 박원순 무소속(야권통합) 후보의 병역 의혹이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토론회에서는 물론 당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도 박 후보의 병역 관련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며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나 후보의 재산 형성 의혹과 사학법 개정 소극적 입장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았다.
10일 관훈클럽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관훈토론회에서 만난 나 후보와 박 후보는 한치도 물러섬 없는 입심 공방을 진행했다.
특히 나 후보는 박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앞서 한나라당 측은 박 후보에 대해 병역 8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에서 제기한 의혹은 토론회에서도 첫 질문으로 나올 만큼 관심을 끌었다.
토론회 사회자는 “박 후보는 처음부터 병역문제 해명이 분명하게 나오지 않아 오해를 낳은 측면이 있다”며 “후보 본인의 진솔한 설명을 부탁한다”고 질의를 시작했다.
나 후보 측 역시 “박 후보가 13세 때 실종상태인 작은 할아버지의 양손(養孫)으로 입적해 6개월 보충역 처분을 받은 것이 불가능하다”며 “의도적 병역 면탈”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나 후보는 “국내에는 양손 제도가 없다”며 “박 후보가 입정한 1969년은 만 18세가 넘으면 입양을 해도 병역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결국 두 형제가 병역 기피를 위해 양손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병역 의혹 대해 박 후보는 “(작은 할아버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땅으로 징용을 가, 아마도 저희 부모님은 이 상황에서 작은 할아버지에게 입적해 제사를 대신 지내도록 하게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아버님도 돌아가신 지 오래돼 확인할 도리는 없지만 결혼 이후 실제로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의 재산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 부인의 빚이 5억8800만원이 되고 재산이 마이너스 3억7200만원인데 어떻게 방배동 65평 아파트에 살면서 월세만 1년에 3000만원을 내고, 자녀를 스위스 유학을 보내며 차량을 두 대나 유지할 수 있냐”고 공격했다.
반면 나 후보에 대해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도가니’와 관련해 사학법 개정안을 나 후보가 반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질의가 이어졌다.
질의자는 “나 후보께서 사학재단 개혁 관련해 당론이라 어쩔 수 없이 반대했다는 소극적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이냐”고 묻자, 나 후보는 “소신으로 적극적 반대했다”며 “다만 당론 형성 과정에서 의총에서 한 번도 발언한 적 없지만 사학법 개정 관련해 당시 의총은 물론 교과위에 제 원칙과 소신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 측 역시 나 후보의 재산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중앙선관위를 통해 공개된 나 후보의 재산은 자신과 배우자, 두 자녀 명의로 총 40억5757만원이 있고, 절반에 해당하는 20억5691만원이 금융권 예금이다. 이를 두고 박 후보 측은 처분한 신당동 상가 문제의 경우 국회의원이 된 이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건물을 판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나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불안한 동거 속에 여기저기 눈치 보는 ‘정치시장’을 뽑느냐, 오직 서울 시민만 바라보고 정책으로 승부하는 ‘실천시장’을 뽑느냐의 선거”라며 “실천시장이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한나라당 서울 시장 10년은 사람과 변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 전시와 권력에 취해 있었다”며 “시민이 원하는 것은 사람을 위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박정민·양대근 기자boh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