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첫 토론에서 공격 포문은 나경원 측이 먼저 열었다. 토론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경쟁자인 박원순 무소속(야권통합) 후보의 병역 관련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며 박 후보 측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나라당과 야권도 두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 대충돌했다.
▶작심한 나경원, 방어나선 박원순 = 10일 관훈클럽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관훈토론회에서 만난 나 후보와 박 후보는 한치도 물러섬 없는 입심 공방을 진행했다.
특히 나 후보는 박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앞서 한나라당 측은 박 후보에 대해 병역 8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이 내용을 토론회에서도 반복하며 박 후보를 궁지로 몰았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13세 때 실종 상태인 작은 할아버지의 양손(養孫)으로 입적해 6개월 보충역 처분을 받은 것이 불가능하다”며 “의도적 병역 면탈”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나 후보는 “국내에는 양손 제도가 없다”며 “박 후보가 입정한 1969년은 만 18세가 넘으면 입양을 해도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결국 두 형제가 병역 기피를 위해 양손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0년 박후보가 밀양법원에 작은할아버지(호적상 부친)에 대한 실종 선고 청구를 낸 것은 이 같은 병역관계를 정당화하거나 상속 재산 때문이었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할아버지가 징용 간 동생의 생사가 확인이 안 돼 제사라도 지내주기 위해 나를 입적시킨 것”이라며 “당시 13살에 불과했는데 병역을 기피하려는 의도가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의 재산 문제에 대해서도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나 후보는 “박 후보 부인의 빚이 5억8800만원이 되고 재산이 마이너스 3억7200만원인데 어떻게 방배동 65평 아파트에 살면서 월세만 1년에 3000만원을 내고, 자녀를 스위스 유학을 보내며 차량을 두 대나 유지할 수 있냐”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야권 대충돌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행한 역사를 이용해 병역면탈을 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면서 ”병역면탈을 합법화하려고 법원까지 이용한 것은 부도덕한 일로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 후보가 이런 문제가 있었으면 시민단체가 난리칠 사안이었다“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핵심당직자도 ”부채가 많다는 사람이 월세 250만원 집에 사는 것도 웃기는일인데다 사외이사로 경영감시를 확실히 했다는데 그것도 꽝인 걸로 보인다“면서 ”언행이 다르다는 사실이 양파처럼 까도 까도 나온다. 이런 사람을 보고 ‘까도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민주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은 한목소리로 공세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권이 병역기피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황식 총리, 정운찬 전 총리,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 원세훈 국정원장,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등 현정권 인사들의 병역 면제 사실을 일제히 나열하면서 “한나라당의 병역문제 언급은 자승자박”이라고 공세를 폈다.
우상호 대변인은 “부동산으로 13억원의 시세 차익 얻은 후보가 시민후보의 월세를 문제삼고 있고 이등병 집권여당 대표가 시민후보의 병역문제를 문제삼는 이상한 선거”라고 비판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한나라당은 검증을 하는 게아니라 박 후보를 모함하고 비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ㆍ양대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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