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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못사는 동기라는 그들이…정치 외나무 다리서 만났는데…
서울 법대 82학번은 정원이 360명이나 됐지만 서로 친분이 두터왔다고 한다.

암울한 시대를 함께 헤쳐나간다는 연대의식이 강했고, 수재들의 집단이라는 자존감도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들 동기는 사회에 나와서도 법조계, 정계, 재계, 학계 등에 제각각 뿌리를 내리면서도 ‘386 초기세대’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함께 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동기생들 간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82학번 트리오(나경원ㆍ원희룡ㆍ조해진)’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이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것까지는 좋았는데, 같은 82학번 동기생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반대편 박원순 캠프 진영의 열성 지지자로 대여 공세를 펴면서 동기들 간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뜨거운 동기애도 냉정한 정치판을 녹이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분명한 것처럼 보인다.

조 교수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 후보 캠프에 대해 “한강르네상스 재검토 등 나경원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과 차별성을 보여주려 한다”면서도 “실제 후보 캠프에서 정무와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오세훈 전 시장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인물만 교체한 채 오 전 시장의 시정을 연장하려 한다는 직격탄이었다.

선거를 둘러싼 82학번 간의 정치 공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나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동기생 원희룡 의원과 맞붙어 승리를 거둔 전력이 있다. 당시 두 후보는 이례적으로 네거티브 선거를 최소화했지만, 동기생 간 맞대결로 인한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정무보좌관을 지낸 밀양 지역구의 조해진 의원도 올해 동남권 신공항 국책사업과 관련해 당내 소수 의견(밀양 유치)을 내며 나경원, 원희룡 의원과 뜻을 달리한 바 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한 82학번 출신은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도 동기들의 건승을 빌어왔는데 최근 서울시장 선거 때문에 분위기가 어색해진 것도 사실”이라며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 의원을 격려하거나 조 교수의 논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인사는 “아무리 죽고 못사는 동기동창이라 해도 정치는 정치”라면서 “정치라고는 안할 것 같던 나 의원이 유력후보가 되고 조국 교수가 그 반대편에 설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느냐”고 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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