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근간인 초급간부(하사·중사·소위·중위·대위)가 매년 20명 가까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100여명 정도가 군무를 이탈하는 것으로 드러나 일반사병뿐 아니라 초급 간부들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군인권센터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11일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0~2011년 육·해·공군의 초급간부 자살자 수는 총 208명이었다. 육군이 111명으로 가장 많고, 해군 68명, 공군 29명 순이었다.
또 지난 12년간 육군과 공군의 초급간부 군무이탈자는 각각 1368명, 91명으로 1년간 평균 100여명을 기록하는 등 군무이탈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초급간부가 거주하는 BOQ(독신자 장교 숙소)숙소도 대부분 비좁고 낡아 육군 4만287실, 공군 8137실, 해군 5156실 가운데 7평(23.1㎡) 이하가 육군 3만1006실, 공군 4264실, 해군 3147실로 각 군별로 절반을 넘었다. 여기에다 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영내 숙소가 육군 1만6952실, 공군 2448실, 해군 774실에 달했다.
BOQ 내에서의 초급간부에 대한 지나친 간섭도 문제로 지적됐다. 군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초급간부가 밤 9시까지 복귀하지 못하면 윗선에서 10분마다 전화를 걸어 위치를 보고하라고 요구한다”며 “밤 10시 이후 간부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차량 열쇠를 모두 압수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병사뿐만 아니라 초급간부들도 열악한 환경과 부조리한 병영문화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군은 치외법권이라는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초급간부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