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6일 일정 美 국빈방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4년3개월을 끌어온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화두로 13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갖는다.
내년 정권 재창출과 재선이 절박한 두 정상은 FTA 비준이 꺼져가는 여론의 불씨를 되살리는 기폭제가 되어줄 것으로 보고, FTA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삼은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국빈자격으로 초청한 데 이어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에 FTA 이행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의회 설득작업에 공을 들였고, 우리 측에서도 정부와 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수행하며 양국 간 경제동맹 강화에 힘을 실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30%대로 동반 추락한 양국 정상의 지지율이 FTA 이벤트를 통해 반등해 주길 바라는 이심전심이 통한 셈이다.
FTA는 한국 입장에서는 선진 경제 진입, 미국 쪽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조만간 한ㆍ미 FTA가 비준되면 우리는 세계 최대의 경제영토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FTA 법안 처리가) 일자리를 늘려줄 것이기 때문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도 FTA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논의할 때 미국 측이 한ㆍ미 정상회담을 애초 12일에서 하루 더 연기하자고 했다”면서 “아마도 한ㆍ미 FTA 비준에 대한 ‘포석’이 있었던 게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또 미 의회에서 FTA 이행법안이 통과되는 다음 날인 13일 오후 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13년 만에 상ㆍ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한ㆍ미 FTA가 향후 양국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이 14일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함께 방문하는 것도 한ㆍ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알리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비쳐진다. 이 대통령은 16일 귀국할 예정이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