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춘병 기자]이명박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예전에는 다 전쟁으로, 무력으로 영토를 넓혔지만 21세기에는 FTA가 경제 영토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첫 공식 일정으로 워싱턴 시내 만다린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첨석해 “우리가 미국보다도 넓은 경제 영토를 가지게 됐다” 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일 미 상하원이 (FTA이행법안을 처리)하게 되면 한국은 27개 EU국가와 12억의 인도와 아세안 10개국 그리고 북미, 이 세계의 가장 큰 경제 그룹과 FTA를 한 유일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EU와는 (FTA 시행이후 무역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다” 면서 “이제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 서비스업 진출을 많이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살면 소득이 1만달러를 넘을 수 없다. 우리는 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나라”라며 FT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관계는 가장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 면서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총선부터 시행되는 재외국민 투표권에 대해 “여기에서 너무 요란하게 하면 모국에도 도움되지 않고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여기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며 선거열기 과열을 경계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미국 워싱턴에 도착, 닷새간의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이날 전용기편으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려 한덕수 주미 대사와 최정범 워싱턴 한인연합회장과 미국 정부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12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조찬을 함께 하고, 알링턴 국립묘지와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잇달아 헌화한다. 이어 13일 오전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을 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와 북핵문제를 비롯한 대북정책, 동북아 정세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지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역대 미국 국빈 방문은 모두 5차례였으며, 이 가운데 상ㆍ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4차례 있었다.
이 대통령은 14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로 이동,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주최의 경제인과 만찬 간담회, 15일 동포간담회에 각각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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