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춘병 기자]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남ㆍ북ㆍ러 가스관 건설 구상과 관련, “당장 (진행)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에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3개국이 모여서 논의한 일은 없다” 면서 이같이 밝혔다.
남북러 가스관 건설사업은 지난 달 이 대통령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연이어 언급하면서 남북 긴장국면을 완화시켜줄 새로운 ‘히든 카드’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8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와 러시아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3자가 이야기할 시점이 온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달 15일 가스관 건설사업과 관련, “아마도 이 사업이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특히 “러시아와 계약할 때 유사시 북한이 가스관을 차단했을 경우, 차단되는 양 만큼은 30% 할인된 가격으로 해상 수송로를 통해 들어오도록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향까지 밝혔다.
그러나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이 문제는 경제적 측면을 1차적으로 따지겠지만 안보적 측면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도 다음 단계에서 따질 것”이라고 말해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남북러 가스관 사업이 남북관계 해빙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애초 기대는 당장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다만 “북한을 통해 가스를 가져오면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값싼 가스를 받을 수 있고 러시아는 극동지역 가스를 팔아서 도움이 되고 북한은 통과비를 받아서 도움이 돼 3국이 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3국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사업이란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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