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주한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13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된 지 4개월만에 통과됐다.
한미 FTA 이행법안 통과에 이어 미 의회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안긴 두번째 선물이다.
미 상원은 이날 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이 대통령의 미 상ㆍ하원 연설 직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한미수교 129년만에 처음 탄생한 한국계 주한미대사가 빠르면 이달 내 부임하게 됐다.
김 대사는 지난 6월 신임 주한미대사로 지명됐으나 공화당 존 카일 상원의원의 ‘보류(Hold)’ 권한 행사로 4개월째 인준이 보류돼 왔다. 북미회담 및 대북 식량지원 중단을 주장하고 있는 카일 의원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 상당히 완화됐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인준안 통과를 막아왔다.
김 대사의 인준이 늦어지면서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는 이미 주한미대사직에서 물러난 캐슬린 스티븐스가 대신 배석했다. 일종의 외교적 파행인 셈이다.
국무부는 이 대통령의 연설 하루 직전인 12일에서야 카일 의원 측의 보류 철회 입장을 받아냈다. 국무부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인준안 통과를 간곡히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이날 클린턴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부통령 초청으로 국무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오찬 행사에는 배석했다.
김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6자회담 특사로 지명돼 2008년 상원 인준을 거쳐 대사 직급으로 승진했다. 2006년 한국계 첫 국무부 한국과장에 임명된 데 이어 한국계 첫 대사라는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 방문 횟수만 10번이 넘는 그는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과 함께 미 행정부 내 한반도 전문가로 꼽힌다. 온화한 성품의 그는 평소 섣부른 발언을 삼가고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임택근 전 아나운서의 외조카이자, 가수 임재범과 외사촌지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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