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수사넘어 우의담긴 표현
20년 나이차 초월 우정과시
[워싱턴=양춘병 기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을 위한 공식 환영행사에서 어색한 한국 발음으로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통해 “God bless you, God bless America”라며 덕담을 건넸다. 외교적 수사를 뛰어넘어 우의가 담긴 표현이다.
이 대통령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식 환영식에서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며 남다른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공식 환영식을 하기 전 날, 대중 한식당에서 비공식 만찬을 갖고 허심탄회한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친분관계에서 비롯된다.
만 20년 차이(1941년, 1961년) 나는 양 정상이 나이를 잊은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비결은 뭘까.
양 정상은 지난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직후 런던에서 열린 제 3차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워싱턴과 서울을 한 차례씩 오갔고, 지난해 6월과 11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두 번 더 만나 총 5차례의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자수성가와 추진력을 높이사는 것 같고 이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 의지에 많은 공감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면서 “여기에 한미 관계의 특수성이 더해져 양 정상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진 같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수시로 긴급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전화통화를 해왔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 핵실험과 천안함, G20 정상회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두 7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이 대통령에게서 전해들은 ‘한국 교육의 힘’을 미국 교육과 대비시켰고,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 리더십에 공감하고 적극 지원했다.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으로 양 정상간 공식 회동은 6번째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층 깊어진 우애를 다지기 위해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이 대통령에게 미국 국방부(펜타곤) 내 심장부인 ‘탱크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미 합참의장으로부터 안보정세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양 정상은 14일에는 나란히 동승해 디트로이트 자동차 공장을 견학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일정 마지막 날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를 방문하고 16일 저녁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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