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이 어렵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통합후보가 접전을 이어가며 오차 범위에서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을 타고 박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 유세 등에 힘입어 나 후보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상당부분 접전 구도로 바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최근까지 범야권의 낙승을 점쳤던 전문가들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아직도 박 후보가 지지율에서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 후보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추격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점”이라며 “나 후보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강도 높은 선거지원 일정을 소화하며 보수층의 표심을 결집하는 상황에서 ‘안풍’의 실현 여부에 따라 선거 지형이 한 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박 후보가 나 후보에 더욱 쫓기게 되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선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본다”며 “즉 ‘안철수 변수’는 안 원장이 스스로 결정하는 문제라기보다는 박 후보 측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선택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층 유권자가 이전 선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선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부동층은 10% 이내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비슷한 시기에 서울시장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부동층이 15% 전후로 집계됐었다.
통상 재보선 부동층이 전국 동시선거 때보다 많았다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재보선은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단일화, 명확한 여야 구도, 높은 관심도 등 이번 선거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특히 부동층이 줄어든 상태에서 나-박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은 여야 지지층의 결집이 정점에 달했다고 볼 수 있어 향후 선거전이 네거티브 등 이전투구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과거의 재보궐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데다 여야의 대권 주자들이 총 출동해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고,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통념도 이번선거에서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는 전통적인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천안함 관련 발언을 문제삼으며 안보관을 집중 공격한 것도 보수층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 측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고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실정을 부각하는 등 반(反)한나라당 정서를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양대근ㆍ손미정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