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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6 서울시장 보선 D-9>‘기호 10번 알려야 하는데…ㆍ’
첫 주말 공식유세…본지 나경원·박원순의 숨가쁜 24시 동행 르포
하루 5시간 수면…아침은 삼각김밥으로

마라톤 코스 달리며 땀방울 스킨십

오후 거리 지지호소땐 ‘지친 목’ 음이탈

“TV토론 보다는 스트레스 덜해”


박원순 후보는 전날 5시간 정도 잤다고 했다. 평균 4시간에 비하면 사치스런 수면이다. 첫 공식일정은 오전 7시30분 영등포역. 편의점에서 산 삼각김밥과 두유가 아침밥이다. 차림은 노타이에 하늘색 와이셔츠와 남색 정장을 입고 검은 구두를 신었다. 가슴엔 메모광으로 유명한 그답게 빨간펜이 꽂혔다.

아침부터 ‘대박’이다. 15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성당 순례단과의 만남이다. 박 후보는 기차를 기다리는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신도에게는 자신에게 밀주를 담가줬던 한 수녀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을 보자 “저는 어릴 때 가족들과 여행을 많이 못했다”고 말했다.

▶“제가 부족하게 생겨서 인기”

여성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곳은 한강시민공원의 마라톤 대회장. 800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가 마라톤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시선을 집중했다. 수많은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려 잠시 아수라장이 될 뻔하기도 했다.

대회 선수로 등록한 그가 뻣뻣한 자세로 스트레칭을 시작하자 참가들의 폭소가 터졌다. 드디어 출발신호가 울렸다. 하지만 박 후보가 100m 정도를 달리자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취재진들이 먼저 지쳤다. 거기에 소나기까지 내려 그의 레이스는 거기에서 멈추게 됐지만 유세는 끝나지 않았다. 박 후보는 땀흘려 달리는 다른 참가자들을 하나하나 격려했다. 유독 여성과 아이들이 그를 반겼다. 특별한 인기 비결이 있냐고 묻자 박 후보는 “제가 부족하게 생겨서 채워주시려고 그러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무한도전식’ 독특한 인사로 눈길

박 후보의 ‘무한도전식’ 독특한 인사법이 주변의 눈길을 끌었다. 10ㆍ26선거에서 그의 기호는 10번. 그는 열손가락으로 자신의 기호를 나타내며 “투표에 꼭 참여해 세상을 바꾸자”며 시민들에게 외쳤다.

특히 무한도전식으로 양손을 위아래로 포개며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박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할 때도 자세가 독특했다. 처음엔 상대방의 양손을 꼭 붙잡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고개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이며 상대방의 눈을 마주본다. 자신이 말할 때는 한 손을 잡은 상태로 다른 손으로는 제스처를 취했다.

박 후보는 오후 1시 불교행사에 참석하기 전 점심으로 장충체육관 앞의 한 식당에서 들깨찌개를 먹었다. 행사에서 마주친 나경원 후보와는 내내 옆자리에서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 등 어색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오후 5시쯤 목이 쉬어…목관리는 목캔디로

오후에는 더 숨가쁜 일정이 이어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눔행사에 이어 구로구 민주당협 사무실에 찾아가 당원과 지지자들과 함께 필승결의대회를 가졌다. 박 후보는 “제 별명이 ‘온순 원순’입니다. 그런데 온순 원순이 화가 났다”면서 최근 한나라당의 대규모 공세로 불편했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과 함께 근처 구로시장을 찾았을 때쯤 그의 목은 쉬어 있었다.

시장 앞 거리 유세에서 그는 열정적으로 자신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중간중간 ‘음이탈’이 발생할 뻔했다. 그는 차에서 목캔디를 먹거나 아니면 도라지 진액을 마시면서 목관리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오후 내내 “열손가락을 쫙 펴서 반짝반짝”이라고 표현하며 박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오후 8시께 모든 공식 일정을 끝낸 박 후보는 지인들과 나물과 채소로 저녁을 해결하고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도 요즘엔 TV토론을 안 해서 스트레스가 덜하다. TV토론을 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박 후보는 토로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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