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16일 중국을 고찰한 역작을 또 출간했다. 지난 2003년에 펴낸 ‘거대 중국과의 대화’ 이후 두번째다. .
제목부터 심상찮다.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본심: 이성적 친구, 감성적 타인’이다. 정국 정부 관료, 석학, 연구진 등과의 대담을 정리한 ‘거대 중국과의 대화’가 이론적 접근을 시도했다면 이번 책은 실증적이다. 정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중국의 대외 의사표현, 심증이 표시된 저널, 논문, 언론, 저서, 심지어 인터넷 댓글까지 수집해 한국에 대한 중국의 속내를 담아냈다.
이번 책의 주제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한ㆍ중간 견해 차이와 그 차이점에서 출발하는 반한(反韓) 감정의 원천을 고찰했다. 총8부로 구성된 책에서 1부는 언론, 경제, 종교, 문화, 외교, 정치분야에서 너무나도 다른 한국과 중국의 시선을 파헤쳤다.
2부(중국인의 본심, 한국은 없다)와 6부(한국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들)에서는 이런 견해 차이가 불러온 한국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혐오감, 한국기업과 국민이 중국에서 보여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중국인의 분노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두번째 주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한국에 ‘긍정적인 집착’을 보이는 이유다. 3부(그들은 한국의 무엇에 열광하는가)와 7부(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집착)에서 정 이사장은 한국의 경제, 시민의식, 정부 부패척결, 문화 등 한국에 대한 중국의 동경심을 서술했다. 중국도 혀를 내두르는 한국의 교육열기, 세계적 수준의 놀라운 성형문화 등에 대한 중국의 부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8부 ‘원교근공(遠交近攻),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넘어’에서 한국과 중국의 미래 관계 발전을 위한 명쾌한 답을 담았다. 정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은 한국을 적대시할 수 없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양국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파트너인 만큼 국익과 국격을 함께 지키는 명민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책은 그 동안 베일에 숨어 있던 중국의 속내를 세상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중국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중국 진출을 원하는 기업의 전략, 학계, 정부의 대 중국 정책 수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