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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와 완전차별화, 박근혜의 붕어빵경제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MB노믹스의 정책 목표였던 ‘7ㆍ4ㆍ7(7% 성장, 4만달러 소득, 7대 경제대국)’ 공약을 용도폐기하고, 이명박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공식 선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3일 정당대표 연설에서 “국민이 행복하지 않은데 국가의 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국민 행복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 며 거시지표 위주의 정책 목표를 제시한 747 공약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표심에서 멀어진 MB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은 이심전심으로 이뤄져왔지만, 박 비대위원장이 이날 연설에서 공식적으로 이별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로써 앞으로 정책의 큰 물줄기를 정하는 당ㆍ정 정책협의는 유명무실해지고 한나라당의 정책 기조는 철저히 당 비대위와 정책위 중심으로 일방통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사회 양극화로 인해 서민들의 정책 체감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데다, 특히 지난해 세계 각지에서 유행처럼 번진 ‘1% 대 99%’ 시위를 통해 성장 일변도 정책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났다” 면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로는 이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당에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최근 “747 공약은 임기 중 목표가 아닌 중장기 목표”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정책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들 사이에서 ‘747은 대통령 전용기 공약’ 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민심과 괴리되어 있다.

이와 관련, 박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국민의 삶을 더 잘 챙기고, 우리 사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 며 “국민 여러분께 실망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향후 정책 기조와 관련해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먹는 순간 따뜻하고 든든해지는 ‘붕어빵’과 같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하고 정책의 온기가 곧바로 전해져야 한다” 는 점을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붕어빵 경제’는 ‘현장 위주 정책->정책 체감도 극대화->국민 행복 증진->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가정한 것으로, MB노믹스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양극화 해소와 복지 증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양적 성장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질적 발전의 새로운 정책을 펼치겠다” 며 “경제성장의 온기가 국민 대다수에게 전해지지 않고 일부에게만 집중되는 경제의 동맥경화를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를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니라 공정한 시장으로 만들고, 누구나 기회 앞에 평등하고, 경쟁 앞에 안전한 새로운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비정규직, 청년실업, 지역간 불균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시키고, 서민의 삶을 챙기는 정책의 방향만큼은 굳건히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서는 그러나 박 비대위원장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무늬만 바꾸는 이미지쇼’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특히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부자증세 법안과 관련, “여야 합의로 제출된 (연소득) 2억원 초과 증세안이 한나라당의 ‘무늬만 부자증세’로 변질되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다” 면서 “박 비대위원장은 부자 공주임을 스스로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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