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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때도 없이 검진·영양제 복용…혹시 건강염려증?

현실도피·스트레스가 원인

멀쩡한데 병에 걸렸다 단정

망상에 가까운 집착보여


병원 쇼핑땐 약물과다 위험

담당의사와 신뢰 구축 필요

주변선 꾀병 치부말고 이해를



유전자 변형 음식에 대한 불안과 광우병, 구제역, 방사능에 대한 공포 등 건강과 관련된 각종 이슈 때문에 늘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건강염려증 환자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만큼 한 가지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크게 걱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여러 사안을 두고 동시에 강박증에 가깝게 불안감을 보이거나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큰 병에 걸린 게 아닌지 늘 불안한 생각이 든다면 신체가 아니라 정신건강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환자는 약물 오남용이나 잘못된 자가진단으로 인해 건강을 크게 해치는 일도 많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건강염려증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건강염려증, 단순히 걱정이 많은 게 아니라 정신건강에 이상=건강염려증은 실제로는 병이 없는데도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확신해 병원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어도 납득하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꼼꼼하고 고집이 센 성격의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가족이나 친지, 의학서적, 매체 등을 통해 얻은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건강 문제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항상 질병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직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받기도 한다.

병이 없음에도 실제로 두통, 가슴두근거림, 소화장애, 배뇨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병원의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자신의 의학적 지식에 비춰 오진이라고 여기거나 심각한 질병을 의사가 숨기고 있다는 망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스스로 건강염려증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므로, 의사-환자 사이의 신뢰관계를 잘 구축해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강염려증은 실제로는 병이 없는데도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확신해 병원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어도 납득하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이런 환자는 약물 오남용이나 잘못된 자가진단으로 인해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사진제공=비에비스나무병원]

▶현실도피의식ㆍ지나친 스트레스ㆍ건강에 대한 자신감 감소 등이 원인=건강염려증 환자는 끊임없이 약을 복용하거나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해법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건강에 대한 자신감 감소, 지나친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적ㆍ신체적 피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무의식적인 마음 등이 그 원인이 되곤 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주연호 교수는 “이런 원인을 전문가의 협조를 받아 하나하나 밝히고 해결하는 것이 바른 해결책”이라며 “또 가족은 환자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사람도 이 환자가 의식적으로 병을 가장하는 꾀병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물 과다복용 부작용 부른다=건강염려증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 병원에서 받은 약을 전부 복용하기 때문에 비슷한 종류의 약을 과다복용하는 일이 많다. 이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일부 환자는 자가진단으로 특정 병에 걸렸다고 단정하고 여러 약을 구입해 복용하기도 한다.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소염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장기 복용하면 위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거나 오남용하면 내성이 생겨 정작 필요할 때 고단위 항생제를 써야 하는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

피부질환에 쓰이는 스테로이드제는 위장장애뿐만 아니라 장기 복용 시 얼굴이 퉁퉁 붓고 몸에 살이 많이 찌는 ‘쿠싱증후군’도 유발할 수 있다.

▶지나친 건강챙기기 보양식 오히려 독=건강염려증 환자 중에는 건강을 염려해 보양식을 지나치게 챙겨 먹는 이가 많다. 하지만 보신탕, 삼계탕, 추어탕 등 보양식은 대부분 고지방의 고칼로리 음식인 경우가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이라면 보신탕, 삼계탕 등을 먹을 때 소금기 많은 짠 국물은 피해야 한다.

질병이 있는 경우 몸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에 보양식에 더 집착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나 이럴 때는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심한 간경변이 있다면 고단백 음식이 혼수상태를 유발할 수 있고, 만성 췌장염은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면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몸에 좋다며 뱀 등의 야생동물을 보양식으로 먹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비에비스나무병원 가정의학과 정우길 전문의는 “뱀이나 야생동물 등을 식용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불법인 만큼 도축 및 유통 과정이 비위생적일 가능성도 있다”며 “야생동물의 기생충도 자칫 생명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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