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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봉투 주범 의혹 친이계 사실상 사망선고?
핵심측근 연일 수사선상에

무더기 사법처리 가능성도


지난해 5월 원내대표 낙선 이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아온 친이계가 2008년 한나라당 돈봉투 파문으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최악의 경우 무더기로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돈봉투 파문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정권 초 ‘친정체제 구축’을 노렸던 범친이계(이상득계ㆍ이재오계ㆍ대통령직계)의 기획 합작품이었음이 검찰 조사 결과 등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나란히 검찰조사를 받은 안병용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전당대회 수도권 원외조직을 맡은 이재오 의원의 최측근이다. 고승덕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고명진 보좌관은 박희태 후보의 비서로 실무를 담당했다. 당시 박희태 캠프를 주도한 이상득 의원(고문)은 물론이고, 안경률 의원(총괄본부장), 김효재 대통령실 정무수석(상황실장) 등은 모두 친이계 핵심인사다. 재정ㆍ조직 실무를 담당한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도 박희태 국회의장의 남해인맥으로 분류된다.

안 위원장은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건네도록 서울지역 구위원에게 현금 2000만원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장은 계파 실무진 선에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지만 자금 출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박 의장과 김 수석, 캠프에 관여한 친이계 의원의 줄소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명박 정부의 도덕성이 다시 여론 도마에 오르고, 관계 인사의 총선 출마가 무더기로 무산되는 이른바 ‘친이계 대학살’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고강도 쇄신카드를 통해 돈봉투 파문을 넘어서려 했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입장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검풍(檢風)의 칼 끝이 친이계를 정조준하는 현 상황을 수수방관했다가는 친이계의 대대적인 반격과 발목잡기로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거나 둘로 쪼개질 공산이 크다. 벌써부터 반박 진영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2007년 대선 경선 자금을 까발리겠다”는 위협 발언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어쩔 수 없다. 털건 털고 나가야 한다”면서 “비대위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친이계를 내치려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모두가 반성하고 쇄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당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 /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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