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료비 상승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가들에 깻묵, 버섯부산물, 비지 등의 농산부산물을 활용한 섬유질배합사료(TRM) 제작 프로그램을 보급키로 했다. 농가에서 직접 섬유질배합사료를 만들어 먹일 경우 사료비를 10∼25% 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25일 농촌진흥청은 “농산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를 만드는 섬유질배합사료 기술 보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섬유질배합사료(total mixed ration)란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적절하게 섞은 것을 말한다. 축우의 육질을 고급화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고 부산물별로 영양소 함량이 달라 일선 농가에서 직접 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예컨데 에너지와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 소의 성장이 지연되고, 칼슘에 비해 인 함량이 높으면 요석증이 오기 쉽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소가 장님이 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에 농진청은 농부산물을 활용해 농가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한우 사양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소의 성장단계를 육성기와 비육전기, 비육중기, 비육후기의 네 단계로 나누고 에너지와 단백질, 칼슘, 인 등 사료 내 영양소 함량을 따져 사료 배합비를 작성해준다.
특히 농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미강이나 깻묵, 버섯부산물, 비지, 맥주박 등의 부산물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사료비 절감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산부산물을 이용해 섬유질배합사료를 급여할 경우, 평균 10∼25%의 사료비가 절감되며 육질 1+ 이상 등급 출현율이 44%에서 69%로 1++ 이상 등급 출현율이 12%에서 39%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장원경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농산부산물 활용 한우 섬유질배합사료 생산비율이 2004년은 2%에 불과했지만 사료비 상승으로 지난해는 6.5배인 13%까지 수요가 증가했다”며, “축산농가에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농산부산물 활용 섬유질배합사료 제조 기술을 적극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