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최근 경제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년간 나타난 ‘경기 수축기’ 흐름과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 재고는 기대만큼 줄어들지 않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여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한 98.9를 기록,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월 103.1이던 동행지수가 2009년 2월에 95.2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이 때는 급격한 ‘경기 수축기’였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진정되지 않으면, 하반기 경기 흐름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6개월 이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99.4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산업활동 지표들은 약간 좋아졌다.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광업, 전기ㆍ가스업이 증가하면서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6% 늘어났다. 하지만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서비스업생산은 전달보다 0.2% 늘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 증가했다. 건설업은 전월대비 2.5% 증가했고, 공공행정은 3.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全)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4% 늘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증가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9.3%로 전달과 같았다. 기획재정부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금융위기 이전 평균(78.7%)을 넘어서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고는 반도체 및 부품, 영상음향통신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0.7%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보면 15.0%나 급증했다.
전월보다 재고가 약간 줄고, 출하가 2.2% 증가하면서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08.1%로 전월에 비해 3.2%포인트 하락했다. 재정부는 관계자는 “완만하게나마 재조업 생산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0.8%,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감소하며 걱정을 더했다. 국내 기계수주는 공공ㆍ민간 부문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4.0%, 전월 동월 대비 11.1%나 줄어들었다.
올들어 5월까지 유럽 지역 수출의 급격한 감소가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1~5월 대(對)유럽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나 감소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유로존 위기 해결이 지연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경제활력을 높이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