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우리나라가 한류에 힘입어 올해 들어 문화 상품 관련 수지가 대폭 개선되는 등 문화 수출국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개인ㆍ문화ㆍ오락서비스 수지가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흑자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특히 3월과 5월엔 흑자폭이 사상 최대인 3010만달러에 달했다. 이전까진 2002년 6월 1820만달러 흑자가 최고였다. 4월엔 1250만달러 흑자였다.
이 수지는 한은이 매달 집계하는 서비스수지의 한 항목으로, 영화ㆍ라디오ㆍTV프로그램ㆍ애니메이션ㆍ음악 등 문화와 관련한 상품이 다수 포함된다.
개인ㆍ문화ㆍ오락서비스 수지는 과거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이렇다 할 문화 상품이 없어 수입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1980년부터 지난해까지 월별 수지가 흑자였던 적은 8번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류 열풍이 일어나며 적자 폭을 조금씩 줄이더니 올해 3월을 시작으로 석 달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6월엔 460만달러 적자로 다소 주춤했으나 연초 이후 누계로 보면 3890만달러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제수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선임연구원은 “그전까지는 우리가 개인ㆍ문화ㆍ오락서비스 수입국이었지만 이젠 수출국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한류상품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 문화관련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서비스수지 개선에도 도움될 것”이라며 “올해 14년 만의 서비스수지 흑자 달성을 위해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출입은행 김윤지 책임연구원은 “콘텐츠 수출은 문화적 공감대를 늘리는 이차적 효과가 있다”며 “한류 콘텐츠 판매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호감이 늘어나 결국 수출 효과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001년에서 2011년 통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화상품 100달러를 수출 시 휴대전화ㆍ컴퓨터 등 소비재 수출이 최대 412달러 증가했다”며 “이러한 파급 효과를 고려해 정부 차원의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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