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재정, 물가장관회의서 강조
곡물 상시 비축물량 확대키로
정부가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촉발된 애그플레이션 충격에 대비해 수입콩 등 곡물 상시 비축물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곡물 가격에 편승해 관련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행위는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제 곡물 수급 동향과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박 장관은 “최근 주요 곡창지대인 미국 중서부 지방, 남미, 흑해 연안 등의 가뭄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4~7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유가공 축산물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용 수입콩 비축량(4만7500t)을 배 수준인 9만5000t까지 확대하고 현물과 선물 등을 활용한 간접 물량 확보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식용 수입콩 방출 정부 지정 가격을 1020원/㎏으로 고정 운용하고, 현행 1.8%인 제분용 수입밀과 3%인 사료용 콩ㆍ옥수수의 할당관세를 0%로 유지키로 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곡물 수입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특히 지난 2008년 애그플레이션 때와 같이 축산농가와 사료업계가 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사료 가격이 축산농가의 자구 노력 범위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급등할 경우 한시적인 사료 구매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 정부는 사료용 수입곡물 대체를 위해 조사료의 공급을 확대하고, 3년 이상 묵은 쌀을 저가에 공급해 수입밀 수요를 대체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곡물 관련 제품들의 가격과 담합 여부를 점검하고, 제품 원가 인상 요인을 분석해 공개키로 했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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