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한국은행과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소비자물가를 두고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에 비관적이던 외국계 IB들은 물가에 대해서 만큼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반면 한은은 경고신호를 내보냈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계 IB들은 최근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앞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압력이 크겠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물가 안정 노력으로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1% 후반의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전망치인 연 2.7%와 큰 차이가 난다.
BNP 파리바는 올해 말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범위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범위는 3.0%±1%다. 물가상승률이 2.0% 이하가 된다는 의미다
노무라는 애초 2.4%로 잡았던 올해 물가상승률을 2.0%로 하향조정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을 국제유가 하락이 상쇄한다는 설명이다.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전망치 2.5%를 2.2%로 내렸다.
현재(7월말 기준) 소맥ㆍ옥수수ㆍ대두 등 주요 곡물가격은 한 달 전에 비해 13~20%씩 급등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곡물 생산국의 극심한 가뭄 영향 탓이다.
한은은 물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은은 지난 3일 ‘국제곡물가격의 급등 요인 및 평가’ 보고서에서 “미국 등의 가뭄이 해소돼도 국제 곡물가의 가격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요 곡물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한은은 이어 “우리나라와 같이 곡물 수입량이 큰 국가는 식품가격이 여타 국가보다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동안 한은과 외국계 IB는 성장률 등 실물지표 전망에서 큰 시각차를 보여왔다. 한은이 상대적으로 우리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면 IB는 ‘한국 흔들기’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왔다.
한은 관계자는 “IB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경제상황을 보고 한은은 중ㆍ장기적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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