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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든챔피언이 되려면 독일 가족기업의 장기적 안목을 배워라”…마틴 슈타크 프로이덴베르그 사 부회장 특강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가족기업이 가지는 긴 안목이 작지만 글로벌 시장을 앞서나가는 히든챔피언이 되는 비결이다. 한국의 중소기업도 가능할 것이다.”

마틴 슈타크(Martin Stark) 프로이덴베르그 사 부회장은 9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글로벌지원센터에서 열린 특강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앞서나가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독일 가족기업들의 장기적 투자전략과 인재전략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마틴 슈타크 부회장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프로이덴베르그 사를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으로 성공한 가족기업의 예로 꼽았다. 히든챔피언이란 ‘작지만 강한 기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규모가 작아도 틈새시장을 적절히 공략하고 파고들어 해당분야 세계 점유율 1~3위를 달성한 회사를 말한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자신의 저서 ‘히든 챔피언’ 에서 소개한 개념이다.

프로이덴베르그는 1849년 피혁가공업을 기반으로 설립돼 자동차부품, 부직포, 가정용 제품 등 16개 사업 분야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자동차 가스켓, 진동 방지장치, 부엌용 행주, 바닥청소걸레, 고무 카펫 등 다수의 세계 1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4억 유로 규모의 자본금을 320여명의 가족이 분산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가족회사다.

마틴 슈타크 부회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기업들에게도 큰 위기였다”면서 “프로이덴베르그는 1~2년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기업의 잠재성장력을 위해 정직원을 감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노동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임금을 60%대만 지급했다. 임금손실분은 정부가 보조했다. 오래된 직원들이 가진 숙련기술과 경험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런 정책은 분기마다 수익률을 높이라는 주주들의 압력에 직면하는 상장회사였다면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분의 40% 이상을 창립자의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프로이덴베르그와 같은 가족기업은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업의 미래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기업들은 이외에도 고등학교 졸업 후 기업에서의 견습활동과 대학 학위 취득을 병행하는 이중 교육시스템과 근로자에 대한 평생교육으로 기술수준이 높고 기업에 소속감을 가진 노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만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마틴 슈타크 부회장은 “독일 가족기업에서 가족 구성원이라고 쉽게 경영에 참여하는 특혜는 없다”며 “경영을 원하는 가족은 우선 다른 기업의 임원으로 능력을 검증받아야 하고 경영에 참여한 뒤에도 감사위원회의 실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의 이익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선 경영은 전문성을 갖춘 경영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덴베르그 역시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5명의 집행이사회 임원들이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마틴 슈타크 부회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히든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기술 개발에 매진해 모방이 쉽지 않은 첨단 제품으로 초기단계부터 세계 시장에 진출해 해당분야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욕구를 파악해 기존 제품을 개량하는 수준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창조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무진들에게 최대한 많은 권한을 주고 주어진 목표에 따라 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인재 관리를 해야 직원들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면서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에서 사랑받는 기업이야말로 세계에서 사랑받는다”며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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