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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신용등급 올라간 건 좋지만…“지금은 비상시국, 현실 과제 산적”지적도
[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좋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무디스(Moody’s)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얘기다.

한편으론 의아한 생각도 든다. ‘성장이 거의 멈췄고 가계부채와 공기업 부채 문제 등으로 거시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데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린 지난 27일 기획재정부는 들떠 있었다. 담당 국장인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이날 “노는 물이 달라졌다”고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런던올림픽처럼 경제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이라며 처음이니까 ‘한국신기록’인 것은 당연하다고 좋아했다.

그럴 만도 하다. 올 들어 ‘A레벨’(무디스 기준 A3 이상) 국가 중 3대 국제 신용평가사를 통틀어 신용등급이 오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인 트리플 A 국가들이 줄줄이 신용등급 강등 수모를 당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놀랍다.

‘A1’에서 ‘Aa3’로 조정된 것은 단순히 한 등급 올라간 게 아니라 신용도가 다소 불안한‘A’그룹에서 안정적인‘AA’ 그룹으로 레벨이 바뀐 것이다. 일본 중국 벨기에 사우디와는 동급이고, 미국 독일 영국 등과 같은 그룹에 들어갔다.
무디스는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제활력 및 경쟁력 ▷은행부문의 대외취약성 감소 ▷북한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등급 상향의 이유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재정부는 “위기대응 능력 등 현 정부의 경제운용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걱정스러운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무디스는 한국경제의 당면 과제로 유로존과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한 수출감소, 공공부문의 비금융부채와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위축 우려를 꼽았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28일 “하반기 한국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에 시달리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신용등급 상향의 긍정적 영향이 반영되는 평시가 아니라 대외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큰 비상시국”이라며 “때문에 무디스가 한국경제에 대해 제시한 문제점이 부각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현재의 거시정책 운용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환율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원화강세 요인이다. 기댈 곳이 없는 국제 투자자금이 원화에 더 몰리면 원화가치가 올라 좋지만, 가뜩이나 안 좋은 수출에는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Pitch) 등 다른 신평사들의 등급 상향 조정을 위해서도 현재 불거져 있는 우리 경제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북한리스크를 좀 더 엄격히 따지는 S&P는 아직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레벨에, 피치는 A+에 고정해 놓고 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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