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과거 민주정부 10년 동안 장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정책 자문기구 ‘국가비전위원회’를 출범했다.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장관 등 26명이 참여했다.
문 후보는 5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중앙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정부 10년을 뛰어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정치적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도 요구됐는데 그 점에서 부족했다”며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도 경제성장, 안정된 국정과 함께 이뤄져야 제대로 할 수 있으니 지혜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전윤철 위원장은 “문 후보는 18대 대권 도전이 ‘운명’이라고 기술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같이 이끌어왔던 우리들의 모임도 어떤 의미에서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이 시대가 앓고 있는 과제를 보면 국제적으로도 다극화 되었다는 것과 국내에도 이해집단간의 갈등이 한창 심하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문 후보가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족한 ‘국가비전위원회’ 참여 인사들 가운데엔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장관이 눈에 띈다. 국가비전위원회 설립 아이디어와 개별 연락, 발족 일자 선정 등이 모두 변 전 장관의 기획물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전직 장관들 모임을 주도한 것은 변 전 장관이다”고 말했다.
변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7년 9월 ‘신정아 사건’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었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겐 신씨와 연인 관계라는 보도와 관련 “사실이 아니다”고 보고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깜도 안되는 얘기”라고 밝혔지만, 결국 신씨와 변 전 장관의 연인관계였음이 드러나면서 임기말이었던 노 전 대통령에겐 큰 정치적 타격을 입혔던 인물이다.
변 전 장관은 올해 초 출간한 저서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사석에서도 변 전 장관은 “가장 죄송스러운 분”이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피력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문 캠프 관계자는 “위원장직을 본인이 맡지 않은 것 역시 ‘신정아 사건’ 후유증을 걱정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