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ㆍ홍석희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후보등록일 이전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20일동안(후보 등록마감일 26일)까지 피말리는 전쟁이 예상된다. 단일화의 큰 그림인 △기득권 포기 △권력분점 △세력통합의 3대 과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적지 않는데다, 대선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둘러싸고도 입장이 달라 합의과정까지는 곳곳에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다. 단일화 이후 정국운영이라는 큰 그림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선 ‘밀실 야합’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뿐 아니라, 언제든 판 자체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선 지난 6일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쪽 지지자들을 크게 모아내는 국민연대가 필요하다”는 합의사항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대를 통해 ‘1+1=3’이 되는 단일화 필승 공식을 쓰기 위해선 50대 50의 원칙이 적용되야 한다. 두 후보측이 백범기념관 대관료 등 단독회동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기 위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쪽이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 후보 단일화는 물론 대선이후의 세력싸움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50대 50의 대원칙은 ‘기득권 포기→권력분점→세력통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단일화 과정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결국 큰 그림의 단초는 기득권 포기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기성정당이라는 병풍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얼마나 버리는냐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여기엔 민주당의 가장 큰 기득권으로 읽히고 있는 ‘호남 지역주의’는 물론 최근 당내외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인적쇄신도 포함된다. 단순히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한 두명의 지도부 사퇴로 풀기엔 역부족이라는 말도 나온다. 안 후보가 이날 회동에서 “정치혁신의 첫 걸음은 정치권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득권을 포기하면 다음 수순에선 권력분점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측이 몇 자리, 안 후보측이 몇 자리 식으로 배분될 경우 ‘권력 나눠먹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회대연합과 같은 공동정부론에 대한 공감대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다.
단일화의 대미는 세력통합이다. 50대 50의 기계적인 배분은 자칫하면 또 다른 파국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 일각에서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론 카드가 줄기차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민세력 대 민주당의 연대든, 혹은 새로운 제3의 신당창당이든 참여하는 주체가 ‘조직’이어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와관련 “안 후보 지지세력의 주도적 역할도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득권포기→권력분점→세력통합의 세단계가 유기적으로 흐르지 않고선 양 진영이 노리고 있는 ’1+1=3’의 전략도 큰 난항에 직면한다. 이와관련 새누리당은 “탈락한 지지자들의 분노와 실망은 어떻게 감당할 지 우려된다. 포장은 거창해도 실상은 권력획득을 위한 단일화의 끝이 어떠한 모습일지 지켜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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