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차량용 블랙박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시판 중인 대표적인 제품 중 절반이 KS규격에 미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재옥)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박철규)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블랙박스 품질 비교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시험은 자동차부품연구원에 의뢰, 지난 9월에 진행됐다. 시중에 널리 유통되는 11개 사 제품을 대상으로 화질, 카메라 기본 성능 전원부 및 전자파성능, 신뢰성 등 2011년 6월 제정된 KS규격에 따라 16개 항목에 적합한지 여부를 조사했다.
대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의 대표제품들은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반면 10만원대 저가 제품과 중국 산 제품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떨어졌다.
팅크웨어와 현대모비스, 현대엠엔소프트 등 대표 브랜드 제품이 14~15개 항목에서 적합성을 인정받아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된 반면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초반대의 중저가 제품은 13개 항목에서만 합격했다. 에이치디비정보통신의 프로비아P200시즌2의 경우 35만화소의 해상도로 화질이 떨어져 90만 화소 이상으로 규정된 KS 기준을 만족하지 못했다. 사고영상에서 상대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기 어려운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
특히 중국 업체인 이시웍스 사의 에셜론R02은 성능시험에서도 5개 항목에서 탈락했을 뿐 아니라 KC인증도 받지 않아 평가불가 등급을 받았다. 화질도 떨어져 낮에도 번호판 식별이 불가능했다.
현재 차량용 블랙박스는 전자파 적합 등록 대상 제품으로 분류,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의 KC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소시모측은 “안전에 관련된 제품이 필수인증도 받지 않은 채 유통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업체인 유닉슨 사의 레오도 3개 항목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저렴한 가격에 중국산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량용 블랙박스의 KS규격의 경우 업체에 의해 자율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현재로는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블랙박스 제품의 성능인증제도를 강화해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블랙박스의 성능이 제품마다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지 저렴하다는 이유로 제품을 고르기 보단 다양한 성능을 고려해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블랙박스에 대한 KS규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정부가 규격의 실효성을 살릴 방안을 찾아야한다”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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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항목 적합
▷팅크웨어 아이나비 블랙클레어 피타소프트의 블랙뷰DR380G-HD ▷현대모비스의 HDR1700
▶14개 항목 적합
▷큐알온텍 루카스PRO LK-5900HD ▷아이트로닉스 아이패스 블랙 ITB-100HD ▷현대엠엔소프트 소프트맨 R700
▶13개 항목적합
▷파인디지털 파인뷰 CR-300HD, ▷프로비아 P200 ▷현대오토콤 다본다아트
▶평가불가
▷이시웍스 에셜론R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