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캐나다 7배 =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하나SK카드,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의 체크카드 평균 수수료율은 영세 가맹점의 경우 1.0%이지만 일반가맹점은 1.5~1.9%로 확인됐다. 최근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 개정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하향 조정됐지만 체크카드는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 1% 중후반대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미국 직불카드의 수수료율 0.7%, 캐나다의 0.2%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과 캐나다의 직불카드 수수료율은 신용카드의 30%, 10%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최대 80% 수준에 달하지만 혜택은 신용카드 보다 부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 “체크카드도 부가서비스 비용 만만치 않아..오히려 역마진” = 이같은 지적에 카드사들은 국내와 해외 간 부가서비스 비용에 지출되는 금액의 차이가 크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체크카드도 서비스 경쟁이 심해지며 카드사들마다 앞다투어 영화ㆍ요식ㆍ쇼핑ㆍ포인트 등 신용카드와 비슷한 부가서비스를 제공, 비용이 증가해 역마진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도 혜택의 폭은 좁지만 신용카드에 있는 서비스 대부분을 제공한다”이라며 “체크카드 부가서비스 비용율이 어림잡아도 신용카드의 30%전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우리은행의 히트상품인 우리V체크카드가 CGVㆍ롯데시네마ㆍ메가박스 영화관람권 6000원 할인,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 50% 할인,대형마트 및 백화점, 주유소, 병의원 및 학원 5%할인, 패밀리 레스토랑 및 커피 전문점 20%할인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의 직불카드 부가서비스는 캐시백ㆍ포인트적립ㆍ일정금액 이상 예치시 ATM 수수료 면제 정도에 그쳐 단촐한 편이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금융업체 노바스코샤 은행의 직불카드 혜택은 적립포인트로 영화티켓을 제공받거나 1% 캐쉬백을 받는게 전부다.
5년 째 캐나다에 거주하는 신지영(25)씨는 “캐나다의 직불카드는 혜택이 거의 없어 ‘지갑에 넣고 다니는 ATM’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한국 체크카드 같은 혜택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이지웅(28)씨는 “미국도 신용카드는 각종 혜택이 제공되는데 비해 직불카드는 썰렁하다”며 “소액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게 전부다”고 말했다.
▶ 체크카드 부가서비스 출혈 경쟁, 이대로 괜찮나? = 해외에 비해 국내 체크카드 수수료가 높은 주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부가서비스 때문에 카드사의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카드사가 포인트와 항공 마일리지, 부가서비스 등에 지출한 비용은 총 수익 5703억원의 20%에 달한다. 매년 수천 억원이 고객 혜택이라는 명목하에 소비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높은 수수료율ㆍ단촐한 기능과 낮은 수수료율 중 어떤 것이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지영 씨는 “직장인인 내가 일년에 놀이공원에 얼마나 가겠나? 대부분 부가서비스는 이용을 하지 않아 무용지물”이라며 “쓸모없는 혜택을 줄이고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 되물었다. 그는 “한국 체크카드는 소비를 부추기는 혜택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카드업계는 미국의 사례를 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금융개혁법으로 직불카드 정산수수료를 결제 1건당 44센트에서 21센트로, 거래금액 대비 0.05%를 넘지 않도록 대폭 규제했다. 이에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이 직불카드 혜택을 줄이자 소비자들이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로 갈아타면서 오히려 직불카드 사용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바로 돈이 나가든, 한 달 후에 나가든 혜택이 많은 쪽을 선호한다”며 “체크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외에 수익원이 없어 수수료를 내린다면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길 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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