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080원 붕괴 파장
하루라도 한도초과땐 제재 대상외환시장 안정 총력대응 불구
당분간 하락추세 불가피 전망
10일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80원이 붕괴됨에 따라 정부가 추가 환율방어대책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0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와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의 유출입 감독 강화에 이어, 외화예금 확충 방안까지 들고 나왔지만 환율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미국의 재정절벽 가능성과 유로존 위기의 향방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부가 유력하게 검토하는 추가 환율방어 카드는 외국환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 적용 방식을 직전 1개월 평균에서 매(每)영업일 잔액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행 방식은 1개월 평균치만 한도보다 낮으면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매일 한도를 적용할 경우 하루라도 한도를 초과하면 제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자기자본이 100억달러라면 선물환 포지션 잔액이 단 하루라도 150억달러를 넘으면 규정 위반으로 제재를 받는다는 의미다.
규정을 지키려면 특정일에 대규모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날마다 고르게 거래할 수밖에 없어 규제의 실효성이 커질 것으로 외환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외환ㆍ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이 개선안의 시행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중간단계로 직전 1주일 평균치를 적용하고서 시장 상황을 봐가며 일별 잔액 기준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외환당국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행 시기 등 세부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외환당국은 또 투기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대응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NDF 거래는 차액만 결제하기 때문에 일반선물환 거래에 비해 결제위험이 작은 데다 적은 금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어 레버리지 효과가 높다. 때문에 투기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환율하락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FSB 이한 차장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채권 매수 등으로 시중에 달러가 넘쳐나고 있다. 내년 초까지 환율 하락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유로존과 미국 재정절벽 문제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