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내년 한국경제에 대해 강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경우 3.0%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석태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상무)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한국 경제는 올해의 부진을 딛고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 “부동산 규제완화 같은 경기 부양책을 전제로 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SC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2%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4분기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으로 올해 수출이 주춤했고, 가계부채, 부동산 약세 등 내수가 나빠진 것이 주 요인이다. 내년의 경우 수출은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내수는 부양책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오 상무는 “3.0%는 가만히 있으면 나오지 않을 낙관적인 수치”이라며 “지금 물가상승률은 4~5%대지만 경제성장률은 거의 제로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한번 더 단행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SC은행은 내년 세계 경제는 2.8%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기 이후 2010년 4.4%까지 성장을 기록한 이후 2011년 3%로 하락, 올해 2.6%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을 볼 때 2년간 지속된 경기 둔화가 끝나고 세계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SC는 만약 미 의회가 향후 수주 내에 2013년에 있을 ‘자동적 조세 인상’과 ‘재정지출 삭감 조치 연기’에 합의한다면, 미 경제는 세계 경제성장 전망에 보다 낙관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른바 ‘재정 절벽’은 경제 전망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이며, 향후 수년에 걸쳐 조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결의안이 나올 것이라고 은행은 예상했다. 또한 조세 완화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소비 경기가 한결 살아나고 투자 지출이 활발해질 것이며, 이 같은 경향은 2013년 후반기에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은행은 전했다.
오 상무는 “ECB에서 유로를 지키겠다’고 강조하는 등 구미의 중앙은행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했다”며 “내년 세계 경제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상황은 막아놓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최소한의 방어책을 구비해 둔 상황에서,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릴 주역으로는 미국과 중국을 꼽았다. 그러나 미국의 재정문제와 최근 중국이 소비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오 상무는 “중국이 시장기대와 달리 큰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심지어 긴축의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중심 축이 미국 및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흥경제의 중산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이로 인해 국내 소비가 더욱 활발해지면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는 침체 국면이 상쇄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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