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비서실장과 대변인단을 임명함으로써 선거 승리 이후 첫 인선 결과물을 내놓았다.

당선인을 보필하고 의중을 전할 비서실장에는 재선의 유일호(송파을) 의원이, 수석 대변인에는 기자 출신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가 각각 임명됐다. 남녀 대변인에는 박선규 전 선대위 대변인과 조윤선 당 대변인이 선임됐다.

유 비서실장과 윤 수석대변인의 경우 친박(親朴·친박근혜) 인사로 분류돼 있지않은데다, 그동안 언론에 한 번도 거론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깜짝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아가 지금까지 비판을 받아온 측근 그룹과도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어서 두 사람의 이력으로만 볼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문호를 열어주겠다는 의지를 선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유 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고, 윤 수석 대변인은 30년 이상 언론계에 몸담아온 언론인이다.

또한 인수위 인선에 앞서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 대변인과 남녀 대변인까지 둔대변인단을 인선한 것은 당선인 업무의 원활함을 기하겠다는 뜻과 함께 원활한 대언론 소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당선인도 대변인단에 전화를 걸어 “일이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언론이 궁금해하니 그런 것들을 우선 설명해야 할 컨택트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는 박 당선인이 계속 강조해오던 민생과 ‘통합·화합’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에 조세와 재정, 복지 전문가인 유 의원을 발탁한 데에는 자신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한 민생 공약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세와 재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당선인의 뜻을 잘 좇아 인수위와의 원활한 조율을 통해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얘기다. 인선을 발표한 이정현 최고위원도 “유 신임 비서실장이 정책 쪽에서 당선인과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대화를 해오신 분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과 유 비서실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와 기획재정위를 함께한 인연이 있다.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핵심 실세 의원이 아니라 중립 성향의 쇄신파를 기용한 것 역시 인수위는 정권의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한 실무적 기능에 국한되는 ‘낮은 인수위’가 돼야 한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따라 유일호 비서실장의 임기는 청와대까지 이어지지 않고 인수위까지 2개월간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조윤선·박선규 대변인 인선은 계파를 탈피한 능력 본위 인사로 해석된다.

조 대변인은 18대 당시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고, 박선규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지낸 친이계 인사다. 이들은 선대위에서의 활동에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석대변인으로 발탁된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는 정치권을 늘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비평해온 언론인 출신의 보수진영 논객이다. 보수 성향의 칼럼으로 논란을 적잖이 야기한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합·화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의 활동에서도 강경 보수의 친박 성향을 보인데다 이번 대선 기간에도 야권 후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칼럼세상’을 통해 『더러운 야합…‘문철수·이·심’ 나눠먹기 정권!』『‘노무현의 아바타’에게 대한민국 안보를 맡겨?』『안철수, 영혼(靈魂) 팔았나?』『더러운 안철수!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문재인의 ‘맏형 위선극(僞善劇)’』등 야권 후보를 상대적으로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 때문에 박 후보가 선거 승리 이후 야당을 국정의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협력하겠다며 대야 상생 기조를 밝힌 것과 어긋나는 인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윤 수석대변인 내정자는 문재인 후보를 ’반대한민국세력‘으로 비난하는 등 심각한 분열주의적 행태를 보여왔던 문제의 인물”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박 당선인의 첫 인선이 시험대에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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