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대선 패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 경선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루 전만해도 ‘추대’냐 ‘경선’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신계륜 의원과 박기춘 의원이 출마의지를 굳히며 경선으로 급속히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게다가 추대인사 물망에 올랐던 ‘비노(非盧) 좌장’ 김한길 의원은 문재인 전 대선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의 중심에 서 추대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아침 한 라디오에 출연 “오늘 출마선언을 공식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 이유에 대해 “저는 원내수석부대표를 2번이나 했다. (원내대표의) 나머지 잔여 임기는 제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3선 의원임에도 통상 재선 의원들이 맡는 원내수석부대표직을 두번이나 맡았고 따라서 4개월여 남짓의 원내대표직 수행에 적임이라 자처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전혀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다. 당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의총에선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키로 결정됐고,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4선 의원인 신계륜 의원도 출마 의지를 굳혔다. 신 의원은 26일 저녁 열린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송년회에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 했다. 신 의원은 송년회에서 민평련 소속 의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으며, 다수의 의원들로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평련 소속 의원들의 생각도 동일하진 않다. 한 민평련 소속 의원(재선)은 “추대 형식이 가장 좋겠지만 안된다면 경선도 어쩔 수 없다. 위기의 당을 누가 잘 이끌 것이냐가 원내대표의 자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민평련 소속 의원(재선)은 “신 의원은 정통 민평련계가 아니다. 표가 하나로 모일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던 전병헌 의원은 27일 오전까지도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중이다. 전 의원측 관계자는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과 박 의원이 원내대표직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민주당은 28일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내대표 추대인사 물망에 올랐던 김한길 의원이 문 전 대선후보와 민주당을 비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민주당 게시판에는 ‘방금 김한길씨의 배신을 보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김 의원이 광장동 커피숍에서 “문재인은 뻔뻔하다, 이해찬이는 또 모냐(뭐냐), 조(조국)는 정신병자고 지가 언제부터 노빠(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냐”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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