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비대위원장 선출(9일)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비대위원장 후보를 한 명으로 수렴하지 못하면서 민주당 사상 초유의 ‘비대위원장 경선’ 사태가 벌어질 공산이 커졌다. ‘당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는 초재선 의원의 생각과, ‘어차피 관리형 비대위’라는 당내 주류파와의 인식 차이가 그 원인이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에서 ‘초선의원과의 미니의총’을 열고 의원들과의 마지막 여론수렴 작업에 들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미니의총 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합의 추대는 여러 의원의 추동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필요하면 경선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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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새로운 당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새누리당에 정치쇄신을 주문하며 국면전환을 시도했다. 박현구 기자/pkko@heraldcorp.com |
이날 미니의총에선 의원들의 견해 차이가 컸다. 핵심은 9일 결정될 비대위원장의 성격을 두고서다.
주류파의 한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이 큰 역할을 하긴 어렵다. 빠른 전당대회를 열어 당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비대위원장을 잘 하려면 대선에 대한 평가 부분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사심이나 욕심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영선 의원이 지난 7일 비대위원장 출마 결심을 굳힌 것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해석된다.
반면 박 의원의 출마에 동조하는 한 초선의원은 “대선 패배 책임은 민주당 전체에 있는 것 아니냐. 누가 책임이 더 있고, 덜 있고는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의미가 없다”며 “당 중진급 이상 의원들은 ‘위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입장인데, 이래선 민주당 전체가 죽는다. 초ㆍ재선의원들은 현장의 평가에 훨씬 민감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출마에 동조하는 의원들은 ‘혁신형 비대위’를, 반면 민주당 주류파 의원들은 ‘관리형 비대위’ ‘전대 준비형 비대위’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김진표ㆍ장영달ㆍ이강래ㆍ김한길ㆍ박지원 등 전 원내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선 대다수가 ‘관리형 비대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경력이 긴 민주당 ‘구(舊)인사’들과 민주당 ‘신(新)인사’의 견해 차이가 큰 것이다. 주류파가 내세우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정대철 전 의원, 박병석 국회 부의장, 이석현ㆍ 이낙연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