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2분과의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는 국가 에너지 대책이다. 1년중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개월(7ㆍ8월, 12ㆍ1월)을 대정전(블랙아웃)의 공포 속에서 위태롭게 지내야 하는 현 상황을 벗어나 보자는게 골자다. 오는 14일 단행될 전기요금 4% 인상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독립기구화 검토 등 모든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10일 인수위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라는 것”이라며 “현 대통령 직속기구에서의 독립기구화를 검토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지난 11월 설계수명을 다해 현재 가동이 중단중인 월성1호기와 이미 지난 2008년 설계수명은 다했지만 수명을 연장한 고리1호기의 처리가 첨예의 관심사다. 특히 정부는 당장 월성 1호기에 대한 안전검사를 통해 이들 원전의 수명 연장이 가능할 경우 계속 사용을 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은 수명이 다한 만큼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안전검사의 방식에서도 정부는 기존 국내 방식을 고수하는 반면 시민단체들은 EU방식의 스트레스테스트(지진 해일 등 극한 상황에서의 원전 안전도 측정)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경우 시민단체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EU방식의 스트레스테스트의 도입을 약속한 상황이다.
인수위 측은 이런 원전 안전 문제와 관련한 처리를 보다 빠르고 강하게 추진하기위해서는 원안위를 지금의 대통령 직속기구로 유지하기 보다는 아예 완전 독립기구로 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인수위의 결정은 아니지만 정부 차원의 에너지 특단 대책은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지난 9일 전격 발표된 전기료 4% 인상 방안은 긴 호흡으로 해석했을 때 전기를 덜 쓰게 만들어야 향후 원전 추가증설이 없고 이로 인한 사회 갈등도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대란을 막으려다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물가인상 대란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새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총괄 부처와 물가 정책 총괄 부처, 산업정책 총괄 부처의 입장이 서로 부딪힐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결국 당선인의 기본 철학이 어디를 향하는 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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