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전체업종 대상
씨티카드 3월까지 4개월할부
11번가 한시적 11개월 무이자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전쟁 일주일 만에 백기투항했다.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비난 여론에 놀라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대부분 설 연휴 다음주인 2월 17일까지 한시적인 행사의 성격을 띠고 있어 평소 눈여겨둔 고가의 상품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이용해볼 만하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행사를 이날 혹은 주말부터 다시 하기로 했다. 몇몇 카드사가 판촉 행사 형식으로 홈페이지 등록 고객이나 우수 회원에 한해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던 데서 전면 확대된 것이다.
일부 가맹점은 ‘무이자 대란’ 이전으로 돌아간 서비스도 있어 카드를 긁기 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20만원 이상 결제 시 제공하던 11개월 무이자 할부를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한해서만 재개했다. 카드사와 가맹점이 할부 수수료를 5대 5로 분담하기로 극적인 타결을 본 경우다.
전 고객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재개를 선언한 신한카드ㆍ삼성카드ㆍ현대카드ㆍ롯데카드ㆍ국민카드는 모두 비슷한 조건을 달고 나왔다. 백화점ㆍ온라인쇼핑ㆍ보험ㆍ가전ㆍ항공 등 생활과 밀접한 10개 업종에 한해 다음달 17일까지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카드사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롯데카드는 전체 업종을 대상으로, 삼성카드는 2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삼성카드는 현재 진행 중인 대형 가맹점 무이자 할부 행사를 1월 말까지 진행하고 다음달부터 전체 가맹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씨티카드는 이미 진행 중이었던 무이자 할부 판촉 행사를 3월 말까지 이어간다. 씨티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하는 모든 고객은 2~4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ㆍ우리카드도 곧 뒤를 따를 예정이다. 이들은 무이자 서비스 제공의 결론은 내린 상황에서 시기와 업종, 대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세부 사항을 확정짓고 다음주 초에 고객들에게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업계ㆍ은행계 카드사의 대부분이 2~3개월간의 무이자 혜택을 계속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카드사들이 내건 무이자 할부 혜택은 대체로 설 다음주인 2월 17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설 명절을 맞아 ‘고객 행사’의 성격을 내세워 명분도 세우고 무이자 중단까지 연착륙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의 서비스 재개에 별다른 제지가 없어 고객 입장에서 1, 2월에 한 해 ‘3개월 무이자 혜택’은 보장받은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 예전같은 대대적인 무이자 할부 혜택은 줄어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카드사들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이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처음부터 무이자 할부 기능을 탑재한 카드나 대형 가맹점과 특약을 맺는 것이 아닌 전체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판촉 행사를 통한 서비스 제공이다.
카드사들은 이미 무이자 기능을 탑재한 카드를 새롭게 개발하거나 확대 발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한시적인 판촉 행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입장에서는 새 카드를 발급받거나 판촉 행사를 일일이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는 셈이다. 이것저것 챙기기 귀찮다면 이번 ‘난국’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