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금융당국이 신용카드 할부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다음달 안에 카드사별 할부수수료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공시시스템을 선보이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16일 “이달 말까지 할부수수료 비교공시 체계의 세부 기준들을 확정하고 다음달에 새 비교공시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카드 고객들은 내달부터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 카드사별 할부수수료를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신용카드 할부수수료는 신용등급과 할부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6~20%에 달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고금리가 ‘약탈적 대출’이라 불리며 공론화됐던 것과 달리, 보편화된 무이자 할부서비스 덕에 할부금리는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지만 올해 초 무이자할부중단 사태가 벌어지며 할부수수료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회원수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의 경우 3개월 할부시 연 14.9%(1등급 회원)~18.9%(7등급)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실제 사용고객 10명중 6명(66%)은 16~20%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인다.
카드사들이 지난 10일을 전후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재개하며 당장의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소비자들은 앞으로 ‘유이자할부’에 익숙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서비스는 2월까지 제공되는 한시적 이벤트인데다, 금융당국은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세계 최고수준인 국내 신용카드 이용률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두형 여신협회 회장도 “무이자할부가 없어지면 가계부채가 20조원은 줄어들 것”이라며 부가서비스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금융위는 카드사별 비교공시를 통해 할부수수료 인하를 유도해 소비자들이 갑작스런 ‘유이자 전환쇼크’를 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여신협회에 공시된 할부수수료는 카드사마다 회원등급과 공시 형식이 제각각이라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금융위는 통일된 형식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보우 단국대학교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카드 수수료는 미국보다는 낮고, 유럽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조금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비교공시를 통한 금리인하 유도가 실효성을 거둘 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 공시체계 변경을 통해 실질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있었다”며 “카드사별로 할부금리를 비교할 수 있게되면 경쟁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비교경쟁을 하더라도 금리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 것 같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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