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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철밥통 보장, 짬밥대로 승진 등 잘못된 관행 바꾼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무원 보수체계와 전반적인 제도를 손보겠다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계급제’ 중심 제도로 인해 공무원들의 전문성 향상에 저해가 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개방형 공무원 임용제 등 일부 ‘직위분류제’ 요소를 도입하고는 있지만 전통적으로 강한 신분제 의식에 따른 계급제 성격이 매우 강하다.

이 때문에 업무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이뤄지고 봉급과 진급, 상훈 등에 있어서도 능력이 아닌 계급이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속된 말로 하면 고시 패스 뒤 ‘철밥통’이 보장되고 ‘짬밥’대로 승진하기 때문에 업무보다는 좋은 보직과 승진에 목을 매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잦은 인사이동도 계급제의 폐단으로 꼽힌다. 정부 각 부서의 실·국장급 재임 기간은 평균 1년 1개월, 과장급 이상은 평균 1년 3개월로 1년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곧 공무원의 전문성과 업무의 연속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17일 “계급은 공무원들을 일렬로 세워놓는 기준이기 때문에 승진과 좋은 보직에 대한 잘못된 유인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공무원들로서는 업무 파악이나 전문성 계발보다는 잦은 인사이동을 통해 좀더 나은 자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 조직 내에서 빈 자리가 생기면 동일직급의 하위보직에 있던 사람들이 한 단계씩 이동하고 제일 아랫자리는 그 밑의 직급에서 가장 높은 보직에 있던 사람으로 채우는 연쇄이동이 발생하곤 한다.

고영선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은 자신의 논문에서 이러한 실태를 지적하며 “잘못된 유인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인사제도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역대 정부도 정권 출범 때마다 직위분류제 도입을 검토했으며 노무현 정부 때에는 고위공무원단 등 일부 제도가 도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반발과 한국적 통치구조와 정치행정적 여건에서 전면 도입은 어렵다는 반론으로 인해 큰 진전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인수위의 직위분류제 강화 방침과 관련해 독립적 중앙인사기구 설치와 행정고시 개편 등을 제안한다.

최순영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독립적 인사기관이 폐지되고 행안부에서 인사관리를 하다보니 중립적, 과학적, 전문적 관리가 힘든 측면이 있다”며 “미국의 인사관리처나 일본의 인사원 형태의 독립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정부조직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도 자신의 저서에서 “인사 기능을 독립시켜 인사전문가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로스쿨과 국립외교원을 통해 사법고시와 외무고시 등 국가인력 충원 체계를 재구축한 것처럼 행정고시를 개편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며 “필기시험의 비중을 낮추고 토론과 면접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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