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고액자산가들의 투자금은 언제나 안전을 쫓는다. 올들어 돈의 흐름이 안전 자산에서 위험 자산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함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는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융소득과세기준 인하라는 변수가 끼어들면서, 안전성과 절세의 덕목을 함께 갖춘 물가연동채ㆍ즉시연금ㆍ브라질 국채로 돈이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재헌 SC은행 투자자문팀 이사는 “국내 고액자산가들의 위험회피 성향, 절세 방법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변동성이 낮고 세금 회피가 가능한 상품에 대한 선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한 물가연동채는 원리금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영되는 비과세 국채상품이다. 표면금리는 1.5% 안팎으로 낮지만 물가가 오른 만큼 원금도 올라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안전상품으로 꼽힌다. 향후 물가 상승률이 가파를 것이란 전망도 투자 매력을 더한다. 실질적인 자산가치 하락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절세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5년 만기 물가연동채에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20%였다면 원금은 11억원이 된다. 투자자는 원금 증가분과 11억원에 표면금리를 곱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때 늘어난 원금 1억원은 과세하지 않고 표면이자에만 과세한다. 물가채 특성상 표면금리도 높지 않아 절세효과가 더 크다. 단 2015년 이후 발행분부터는 원금증가분에도 과세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과세 혜택 종료를 코 앞에 둔 즉시연금이나 비과세 저축성보험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사실상 VVIP들은 모두 가입했다’고 할만큼 작년 높은 인기를 누렸던 즉시연금은 뭉칫돈을 넣어 두고 연금을 지급받는 상품이다. 종신형은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 상속형은 2억원 이하 금액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헌주 우리은행 송파영업본부장은 “금융소득으로 생활비 조달을 해야하는 경우라면 (비과세가 종료되는) 2월 15일내로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하는게 가장 매력적”이라며 “안전선호 성향의 투자자들이 예금 비중을 줄이고 비과세보험상품의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명 삼바채권, 브라질국채도 손 꼽히는 절세형 안전자산이다. 지난해 상반기 고금리(연 수익률 11~12%)와 절세 혜택을 필두로 인기몰이를 하다 하반기들어 수익률 하락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삼바채권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다. 10차례에 걸쳤던 브라질의 금리인하가 마무리되며 헤알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브라질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브라질채권은 이자소득과 매매차익이 비과세된다.
이형일 하나은행 PB본부장은 “작년까지만해도 브라질채권에 대해 ‘더 지켜보자’며 판매를 유보하는 입장이었다”며 “올해는 여러 불확실한 요소들이 제거돼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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