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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금리 찾아 산넘고 물건너...‘원정 저축’ 시대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 안양에 거주하는 회사원 전승호(30, 가명)씨는 새해를 맞아 금리가 높은 적금 상품을 찾아보다 전(前)직장이 있던 경기도 일산의 새마을금고를 발견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가 세전 3%대인데 비해 이 새마을금고는 12~36개월 기준 연4.0~4.4%의 금리를 제공했다.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하면 수익률 차이는 더 벌어진다. 전씨는 지난해 서울 소재의 다른 직장으로 이직했지만, 일산의 금고에 찾아가 옛 직장의 주소를 기입하는 편법으로 1년만기 적금상품을 가입했다.

#. 최근 인천 계산구의 한 새마을금고는 ‘거주민에 한해 최고 6%의 적금 금리를 제공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가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인터넷 재테크 까페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타지역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진 것이다. 해당 금고 직원들은 “아무리 멀어도 찾아가겠다”는 고객들에 “거주민만 대상으로 한다”고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



초저금리 시대에 금리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0.1%라도 더 얹어주는 상품을 찾아 ‘원정 저축’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의 상호금융은 점포마다 금리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비싼 이자를 주는 점포는 금새 입소문을 탄다. 재테크족(族)들이 모이는 인터넷 까페에 고금리를 주는 점포에 대한 정보가 올라오면 “거기가 어디냐”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각 점포가 독립된 법인인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비과세 혜택과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이같은 ‘원정저축’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같은 서울 종로구라도 광화문 새마을금고는 정기적금 금리가 1년, 2년, 3년 만기각 연4.0, 4.2, 4,4%지만 교남동은 연3.5, 3.6, 3.7%, 대학로는 일괄 연3.8%로 제각각이다. 광화문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다른 지역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보니 타지역분들의 문의가 상당한 편”이라며 “최근에 조합원 자격을 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원칙상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가진 사람만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고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점포의 운영이 독립적인데다 다소 느슨한 관리체계 탓에, 친척이나 지인의 주소를 빌리는 식의 편법이 통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해당 지역의 금고에 방문해야 하지만 통장의 개설ㆍ해지가 가능한 불편함에도 고금리를 찾는 타지역 소비자의 발길은 이어지는 셈이다.

상호금융의 수신 증가세도 갈수록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92조1300억원으로 전년의 79조1400억보다 껑충 늘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원정출산은 상호금융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0.3~0.4%포인트를 더 주는 특판예금을 들기 위해 의정부나 인천에서 서울 영업점을 찾아온 고객들도 상당했다”며 “지방은행이라 홍보도 부족했을 텐데 초저금리시대에 고객의 금리 민감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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