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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김용준, 2004년 11월7일 대기업 찾아갔다…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있던 2004년 삼성그룹을 직접 방문, 이웃돕기성금을 회관매입용으로 용도 변경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장 출신인 김 후보자의 요구를 삼성그룹이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압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는 불법행위와 사익추구는 바로 잡되 대기업의 자율권은 최대한 살리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가 모금회 회장을 맡고 있던 2004년 11월 7일 삼성그룹을 방문해 이미 이웃돕기 명목으로 기부한 성금 가운데 20억원을 회관매입에 지정기탁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당시에도 지정기탁 제도를 편법으로 악용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모금회는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회관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가 승인한 220억을 초과해 40여억이 부족하자 증액을 요청했다 거절당했다.

이에 모금회는 부족분을 기업으로부터 기부받아 충당하기로 하고 회장이었던 김 후보자가 삼성측에, 부회장이 현대·기아자동차측에 각각 20억원씩 총 40억원을 회관매입에 지정기탁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삼성과 현대·기아차는 앞서 기부한 이웃돕기성금 200억원과 70억원 가운데 20억원씩을 모금회 회관매입에 지정기탁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김 후보자가 국내 유일의 법정 모금창구인 모금회 회장과 전직 헌법재판소장으로서 대기업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소외된 서민계층에 지원될 40억원이 회관 매입비로 전용됐다.

김 후보자는 이 과정에서 모금회 내부 규정도 위반했다. 모금회 정관에 따르면 재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할 때에는 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하지만, 김 후보자는 복지부에 회관 매입 비용을 요청한 뒤 결과가 통보되기도 전에 회관매입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약정 증거금으로 10억원을 지급하기까지 했다.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거친 김 후보자는 ‘법치의 화신’처럼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는 회관 매입 논란이 증폭되자 복지부 감사를 받았으며 감사 발표 직후인 2005년 4월 임기가 1년 남은 회장직을 돌연 사임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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