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의 ‘김미경쇼’ 진행자이자 스타강사인 김미경(40) 아트스피치 원장은 성공한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딱 잘라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한다.
여자들은 주로 임신, 출산, 육아때문에 일을 그만두는데, 특히 아이 문제가 직장 여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아침마다 우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느라 얼이 빠지고, 밤에는 아이를 찾으러 회식 때마다 빠져 눈총을 받는 것도 워킹맘에겐 큰 스트레스다. 또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도록 전업주부 엄마들에게 틈틈이 밥도 사야 하며, 학교에 가서 아이들 밥을 퍼줘야 하는 것도 모두 엄마의 몫이다.
김 원장은 “아직도 임신과 출산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회사가 수두룩하다”며 “한국처럼 육아에 대한 인프라가 어설픈 나라에서 워킹맘의 아이 키우기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고 체험담을 전했다.
아트스피치 김미경. [이상섭기자. babtong@heraldcorp.com] |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 발간한 ‘대한민국 워킹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고 있는 대표적인 7대 갈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조직 분위기(임산과 출산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 ▶조직에서의 성장 비전 부족 ▶모성보호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현실(상사의 눈치) ▶워킹맘에 대한 선입견(‘언제 회사를 그만둘지 모른다’, ‘회사에 나와서도 가정 일에만 신경쓴다’) ▶학교에서 엄마의 노동력 사용 ▶보육시설의 질과 비용 문제 ▶남편의 가사분담 미흡 등이다.
매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3년 가량이 지난 지금도 워킹맘의 고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여성과 법적으로 보장돼있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조차 마음 편히 쓰지 못하는 여성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턱없이 부족해 육아전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아이를 낳지 않거나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리고, 무리하게 해외출장에 다녀오는 경우도 많다.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솔로로 남는 여성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없는 현실적 고충이 빚어낸 결과다.
김미경 원장은 가정을 유지하면서 성공한 여성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기울어진 밸런스’라는 나름의 기준을 적용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일과 가정, 양쪽에 똑같은 무게 중심을 두지 않고 기울어진 밸런스를 적용했다는 것. 아이도 남편도 시월드도 자신의 꿈을 중심으로 다 맞추며 살아온 것이 그녀 만의 생존 비법이다. 예컨데, 일 때문에 제사에 못 가자 처음엔 황당해하며 화를 내던 시어머니께서 매년 가지 않자 적응을 하셨고, 투정을 부리던 아이들도 꾸준히 집에 늦게 들어가니 알아서 적응을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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