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나로과학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한 가운데 북한은 31일 오전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자체 개발한 장거리로켓 ‘은하 3호’를 이용해 인공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를 궤도에 올려놓은 뒤, 두 차례 발사에 실패했던 나로호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다.
특히 은하 3호 발사 2주전 세 번째 발사를 시도하던 나로호가 추력방향제어기 신호이상으로 발사연기한 것을 들먹거리며 남북간 로켓 기술 격차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북한은 은하 3호 발사 성공 이틀 뒤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국제사회의 반응을 전하면서 “조선은 우주분야에서 남조선을 앞서고 있다”며 “남조선이 나로호 위성발사를 연기한 시기에 조선은 위성발사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장거리로켓 발사 성공을 남북간 체제경쟁에서 자신들이 앞서 있다는 선전용으로 활용한 것이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11일 “광명성 3호 2호기가 극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과 관련해 남조선 각계는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북의 로켓기술 수준이 남쪽보다 훨씬 앞섰다는 것이 은하 3호 발사로 입증됐다’고 평가하면서 우리의 우주기술 위력을 찬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댓글을 소개하면서 “남조선 인터넷 가입자들은 ‘다른 나라에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도 기술이전을 못 받고 발사도 못 하는 나로호를 북에 의뢰했다면 옛날에 발사했겠다’, ‘나로호 기술자들을 북에 보내 배워오게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은하 3호는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인데 반해 나로호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한쪽에서는 자주적인 위성발사가 포악한 적대적 조치의 대상이 되고, 한쪽에서는 대국들의 힘을 빌려 감행하는 위성발사가 아주 정정당당한 일로 평가되는 대조상태가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처럼 나로호에 대해 적잖은 관심을 가져왔지만 정작 나로호 발사가 성공한 뒤에는 이렇다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나로호 실패를 체제경쟁 선전도구로 활용해왔던 만큼 달갑지 않은 나로호 성공을 애써 무시하거나 논평 없이 관련 소식만을 짧게 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