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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샤넬은 수입 공산품”…정윤호 ‘호미가’ 사장의 명품論
‘박근혜 가방’ 해프닝으로 유명세…“수만개씩 찍어내는 명품은 없어…기술력 갖춘 영세업체 키워나가야”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생소한 단어가 등장했다. ‘호미가’라는 단어다. 지난 1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찍은 사진. 사진에는 박 당선인이 차에서 내릴 때 손에 들린 회색 타조가죽 가방이 드러났다. 일부 언론은 국산 명품 호미가 제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틀 뒤 당선인 측은 해당 가방은 호미가가 아닌 국내 한 영세 사업체가 만든 저렴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위와는 상관없이 호미가는 이미 ‘박근혜 가방’으로 유명세를 탔다. 순간적이지만 판매가 4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정윤호 ‘호미가’ 휘권양행 사장을 5일 만났다. 정 사장은 “박 당선인이 들고나와 논란이 됐던 가방은 호미가 제품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면서 “꼭 우리 제품이 아니라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으로서 예전부터 국산품만 이용한다는 당선인께 항상 감사했다”고 말했다.

호미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통한다 정 사장에게 명품의 기준이 뭐냐고 물었다.
  
정윤호‘ 호미가’ 휘권양행 사장은 박 당선인이 들었던 가방(작은 사진)은 당사 제품이 아니라고 뒤늦게 밝혔다. 그러나 진위와는 상관없이 호미가는 4배 이상 판매가 급증하며 유명세를 탔다.

“버버리, 샤넬, 루이비통이 어떻게 명품이냐. 어느 업종이든 전 세계에 수천, 수만개를 찍어 만드는 명품은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품들은 사실 수입 공산품이다.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고 명품은 아니다. 자동차는 수작업 소량 생산한 차를 명차라고 잘 말하면서 가방은 왜 이렇게들 잘못 알고 있는지….”

일견 맞는 말이다. 실제로 호미가는 정 사장의 명품 고집 때문에 제품마다 한 작업에서 10개 이상의 가방을 만들지 않는다.

정 사장은 ““호미가가 흔히 말하는 수입 명품들보다 ‘질’에서는 몇 단계 위”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부분의 백화점 1층 명당은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수입 공산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정 사장은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점에 기대한다. 그는 “너무 IT 첨단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아날로그 산업도 눈여겨봐 줬으면 한다”면서 “찾아보면 국내 1차 제조업체 중 세계적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호미가 휘권양행은 지난 1994년 설립돼 미국과 일본 등으로 팔리는 주문자생산방식(OEM) 가방 생산으로 출발, 지난 2000년 호미가 브랜드를 내놓았다. 연매출 약 100억원에 현재 미국 일본 등에 수출도 하는 대한민국 대표 패션 중소기업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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