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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춘 “소통 대신 밀봉”… 국회서 작심 비판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에 대해 ‘작심 비판’을 들고나왔다. ‘이동흡’, ‘김용준’ 등 박 당선인의 당선 후 초기 인사 실패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소통’과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의 8년전 발언까지 들춰가며 ‘말을 바꿨다’고 몰아세웠다. 취임전까지 줄줄이 예고돼 있는 각종 인사청문회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각 지연의 책임은 박 당선인에게 있음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의 7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 가운데 박 당선인에 대한 비판은 모두 A4용지 4페이지에 걸쳐 이어졌다. 연설문 내 단일 주제로는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권력을 잡았으니, 지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국민과의 소통으로 민심의 힘을 모으고, 의회와의 소통으로 의회의 협력을 얻을 때 강력한 민주적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당선인은 소통 대신 밀봉을 선택하고 있다. 국민과 야당은 새 정부가 잘 하도록 협조하려고 하는데, 왜 당선인은 밀봉과 단절을 선택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박근혜 밀봉 스타일’은 필패”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8년전 박 당선인의 발언도 끄집어 냈다. 그는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때에는 ‘고위공직자 인사 파문의 또 다른 충격은 모두가 불법적인 부동산 투기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고위 공직자가 줄줄이 불명예 퇴진한 것은 기본적인 인사 시스템조차 작동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정작 당선인이 된 이후에는 180도 입장을 바꾸려고 한다. 여야가 바뀌었다고 원칙과 소신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부실 인사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하지 않고 엉뚱하게 화살을 돌리려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막말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임명, 최대석 인수위원의 돌연사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논란, 김용준 총리 후보자 자진사퇴까지 ‘당선인의 인사수첩’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았냐”며 “‘인사파동’의 장본인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인사청문회법을 탓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 당선인이 지난 6일 “청문회가 개인의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 내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가 이처럼 강하게 박 당선인을 몰아세우는 것은 당 내부적으론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정상화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 당 바깥으로는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이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공세와, 최근 워크숍을 거치며 당 내 분위기를 어느정도 정돈해 가는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청문회와 관련 ‘시간에 쫓겨 어물쩍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재차 천명했다. 그는 “여권은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무조건 인사 청문을 마치자고 한다. 국회가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자는 것이냐”며 “국회청문회마저 부실하게 된다면, 검증을 하지 말자는 것과 똑같다. 늑장인선, 부실인선의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떠넘기려 해선 안된다. 국민과 소통하고 의회와 소통할 수 있는 인사인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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