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동반성장’은 대기업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해 중소기업이 일방적으로 혜택을 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동반성장 대상도 1차 협력사로 제한됐다. 대기업은 동반성장에 동참하면서도 여론의 비난을 받아왔다.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상생협력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상생경영’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2, 3차 협력사로 동반성장 기업문화를 확대하고, 산업별ㆍ역량별 특성이 반영되도록 대기업ㆍ중소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
상생경영의 목표는 능력 있고 열정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밀고 당기는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글로벌화’가 중요하다. 미국의 중소기업기본법은 중소기업이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데 방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국민경제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한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부문에서 중소기업의 기여도가 낮다. 또 중소기업 지원정책과 동반성장이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추진돼 중소기업 간 또는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이종욱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
상생경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글로벌화가 성공하려면 히든 챔피언과 같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술 및 품질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성과를 극대화하는 효율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연구개발 인력을 육성하고 유사한 연구개발 사업의 난립을 막아야 한다. 코트라(KOTRA) 등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는 글로벌화 지원 체계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중소기업의 애로요인도 해소해야 한다. 납품단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제품 업체의 내부 목표가격을 설정하고, 완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2~3차 협력업체 근로자를 위한 ‘선별적 복지’를 강화해 퇴직 후 소득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