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금융지주와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5일 지주사 이사회 및 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하영구 현 한국씨티행장을 다음 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단독후보 추천이기 때문에 큰 이견이 없는 한 다음달 29일 주주총회에서 하 행장의 연임이 의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1년 한미은행 은행장을 맡은 하 행장은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결합 후 한국씨티은행 및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을 맡아왔다. 연임이 결정되면 은행장으로서만 총 15년을 보내게 된다.
5연임ㆍ 15년 집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두고 세간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은행장 장기집권에 따른 인사적체, 후임자 부재로 인한 내부불만과 고배당 논란, 실적악화 등 외부의 따가운 눈총도 이어져왔다.
그러나 이번 연임을 통해 씨티은행 본사는 하 행장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재확인했다. 작년 10월 씨티그룹의 새 수장이 마이클 코뱃 회장으로 바뀐 것이 변수로 꼽혔지만 하 행장의 리더십과 추진력, 안정적인 수익, 본사ㆍ한국씨티은행 간 소통의 가교 역할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씨티은행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
하 행장이 대과가 없다는 점과 은행 내부에 그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 역시 연임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 12년간 하 행장은 ‘결격사유가 될 만한 치명적인 실수’가 없는 행보를 걸어왔다. 내부에 대체자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씨티은행이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씨티은행이 CEO의 재목을 키우는데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와 외부에서 흘러나온다.
앞으로 하 행장이 넘어서야 해결과제도 만만치 않게 산재해 있다. 감독당국의 ‘고배당 자제’ 주문과 매번 부딪히는 고배당 논란과 올해 어려움이 예상되는 금융환경, 인사적체에 대한 내부불만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베테랑 은행장’에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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